삽살개 그림에 쓴 영조의 詩… 노론 겨냥 “대낮에 왜 짖느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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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탕탕평평’ 특별전

“밤에 사립문을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대낮에 이렇게 짖고 있는가.”

조선의 화가 김두량(1696∼1763)이 1743년 그린 ‘삽살개’(사진) 그림 위에 영조(1694∼1776)가 쓴 시다. 고개를 들고 노란 눈을 치켜뜬 삽살개는 당대 영조와 갈등을 빚던 노론의 대신들을 상징한다. 소론의 박필부(1687∼1752)를 중앙 직책에 올리려 할 때, 노론 대신들이 당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하자 이 같은 그림과 글로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8일 개막하는 특별전 ‘탕탕평평―글과 그림의 힘’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는 영조와 정조(1752∼1800)가 탕평 정치를 이루기 위해 활용한 글과 그림을 선보인다. 성균관 앞에 영조가 1742년 세운 ‘탕평비’의 탑본과 수직적인 군신 체계를 형상화한 ‘화성원행도’ 8폭 병풍(1795년) 등 88점을 모았다. 내년 3월 10일까지. 3000∼5000원.

#삽살개 그림#영조#탕탕평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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