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北서 일화 공개…“호텔서 도청 되는 것 같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5일 0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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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백지영이 공연을 위해 갔던 북한 평양에서 생긴 일화들을 공개했다.

14일 유튜브 채널 ‘백지영’에는 ‘조금은 민감한 김정은 뒷이야기 (방북, 도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백지영은 지난 2018년 3월 북 측의 초대를 받고 평양으로 가서 공연 당시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당시 공연에서 ‘총 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 두 곡을 불렀던 백지영은 “북측에서 노래를 정해줬다. 왜 그 두 곡으로 정해줬는지는 나도 모른다”며 “북한의 당시 정세가 숙청을 당한 걸 보고 난 다음이라 ‘총 맞은 것처럼’ 부르는데 너무 이상했다. 다른 노래를 부르면 안되겠냐고 하니까 그쪽에서 그 노래를 원하셨다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무대에서 느꼈을 때 ‘잊지 말아요’가 (반응이) 훨씬 좋았다. 그 노래를 부를 때 왠지 모르겠지만 (북한 측 관객들이) 입이 조금 따라 부른다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봤냐’는 질문에 백지영은 “내가 직접 만났다. 난 솔직히 무서웠다. 예고 없이 나타났고, 갑자기 줄을 세워 뒤쪽 만남의 장소로 갔다. 매니저들은 못가게 하고 아티스트들만 싹 데리고 갔다.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는 걸 모르고 갔다는 그는 “우리도 가면서 알았다. 처음에 갔을 땐 현실감이 없더라.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들 말 한 번 잘못하면 아오지 탄광에 끌려간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세대라 너무 무섭더라. 잘못 보여서 탄광 끌려가면 어떡하지?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헤어스타일이 가장 기억에 난다고 언급한 백지영은 “저 정도면 자를 대고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칼각이었다. 소매깃도 흐트러짐 없었다. 1톤 짜리 다리미로 다린 것 같더라”면서 “우리를 두 단인가 세 단을 세우고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하필이면 내가 위원장 바로 뒤에 섰다. 촬영하시는 분이 ‘앞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이 안 보일 수 있으니 앉아주시던지 자세를 낮춰달라’고 했다. 그때 갑자기 김정은 위원장이 ‘나도 1열인데 낮추란 말이냐’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리고 눈치를 서로봤다. 알고보니 농담을 한거더라”고 떠올리며 여전히 당시 상황이 현실감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지영은 평양에서 찍은 사진을 수행원들이 지웠다고 이야기하며 “평양시내에 다니면 있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사진이 조금이라도 흔들려 있으면 다 지우라고 했다. 다른 건 문제 없다. 우리가 잘못 찍은 것도 없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삐뚤게 나오면 그걸 싹 다 지우더라”며 “신격화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묵었던 평양의 호텔에서 도청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백지영은 “될 수 있으면 호텔 안에서 김일성, 김정일 등의 이름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 또 민감한 이야기는 호텔방안에서 하지말라고 했다. 도청이 되는 것 같더라. TV 소리를 크게 하라고 했다”며 “한 번은 이 호텔방에 ‘수건이 없어’ 이랬는데 나갔다왔더니 수건이 있었다. 그리고 간이 화장실에도 수건이 없어서 ‘수건을 아끼냐 왜 이렇게 수건이 없냐’고 했더니 소파 위에 수건이 엄청 높이 쌓아진 채로 있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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