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스웨덴 북부의 작은 마을 ‘베어타운’과 ‘헤드’에 폭풍이 덮친다. 마을 사람들은 집 안으로 들어가 몸을 피한다. 하지만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이 일어나는 건 막을 수 없다. 더군다나 폭풍으로 헤드의 아이스링크 경기장이 무너진다. 헤드의 하키팀은 베어타운의 아이스링크장에서 연습하려 한다. 하지만 베어타운 주민들은 아이스링크장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베어타운, 헤드 주민들 간에 잠시 이어진 정전(停戰)은 깨지고 다시 사이가 나빠지는데….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앙숙인 두 마을 주민들은 화해할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1300만 부가 팔린 장편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스웨덴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오베라는 남자’는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 스스로 세상을 떠나려는 남성을 엉뚱하고 따뜻한 유머를 담아 그려냈다. 이에 비해 ‘위너’는 폭풍이 몰고 오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세밀한 장면과 심리 묘사로 풀어낸다. “진실이 있다면 그들의 인생이 무엇을 했는지보다 무엇을 할 뻔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남자아이들의 경우에는 맨 처음 사귄 단짝 친구가 진정한 첫사랑”이라는 문장처럼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도 엿보인다.
신간은 ‘베어타운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1편인 ‘베어타운’이 아이스하키 선수의 성폭행 사건을 앞세워 갈등의 시작을 그렸고, 2편인 ‘우리와 당신들’이 분노가 가득한 마을 주민들이 빚는 갈등의 전개를 다뤘다면 ‘위너’에서는 갈등이 비로소 해결된다. 슬픔에 잠긴 외로운 소년 마테오가 위험한 계획을 실행하고, 술집 주인이자 하키팀 운영위원인 라모나가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는 책장을 술술 넘기게 만든다. 마지막에 두 마을 주민들은 폭풍의 여파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서로라는 점을 깨닫고 화해한다. 삶엔 패배자와 승리자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들은 제목처럼 ‘승리자(Winner)’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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