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김민지… 22일 리사이틀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사계’
“원곡보다 더욱 풍성한 느낌”
첼리스트 김민지(44·서울대 교수·사진)에게 전화를 걸자 상큼한 연결음이 튀어나왔다.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이었다. “연결음이 ‘사계’네요”라고 하자 그는 웃음으로 받았다.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이 콘서트를 준비하기 시작한 뒤에는 전화를 건 사람들마다 다 그 얘기를 하더군요.”
그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 ‘사계’를 연다. 비발디 ‘사계’와 20세기 아르헨티나의 탱고 작곡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자신의 첼로 솔로와 18인조 실내악단 협연으로 연주한다. 두 곡 모두 원곡은 바이올린의 솔로 파트로 친근한 곡들이다. 그는 “첼로는 표준 레퍼토리가 바이올린보다 좁고 새롭게 개척할 여지가 많다. 이 기회에 도전적으로 영역을 넓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민지는 2022년 대(大)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그 전해인 2021년에는 그의 아들인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의 첼로 협주곡 전곡 연주를 펼쳤다. “이번에는 바로크에서 현대곡까지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보다 예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두 ‘사계’가 머리에 떠올랐죠. 원곡에서 솔로를 맡는 바이올린은 고음부를 활용해 성격적으로 강렬하지만 첼로의 소리는 바이올린보다 낮고 더 울림이 풍성한 만큼 그동안 듣던 ‘사계’와는 색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첼로가 가진 장점들을 최대한 살리며 연습하고 있어요.”
이번 연주의 솔로 파트는 바이올린 악보를 그대로 사용하며 원곡의 조(調)를 바꾸지 않고 한 옥타브를 내려 연주한다. 그는 “바이올린 악보를 사용해도 기술적으로 연주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다”며 “특히 가을과 겨울 악장들에서 느껴지는 첼로의 풍요한 색깔들이 감미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에선 두 ‘사계’ 외에 이탈리아의 생존 작곡가인 조반니 솔리마(61)의 ‘첼로들이여 울려라’를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이자 서울대 동료 교수인 첼리스트 김두민과 함께 연주한다. “솔리마는 첼리스트여서 이 악기를 너무 잘 알고 곡을 쓰죠. 첼로는 악기가 큰 만큼 움직임도 큰데 그런 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곡입니다.”
반주를 맡은 18인조 실내악단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훈(계명대 교수) 김덕우(중앙대 교수) 등 유명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김민지는 “좋아하는 후배들, 그리고 예전 같이 연주했을 때 눈여겨봤던 좋은 연주자들에게 부탁을 드렸다. 각자 스케줄이 있는 만큼 생각보다 전화를 많이 돌려야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3만∼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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