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작가 최초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성(聖)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조각상을 세운 한진섭 작가의 개인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바티칸에 서다’(S.Adreas Kim TagGon, unveiled at the Vatican)가 오는 2024년 1월1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한국 가톨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 벽감에 설치됐다. 이 벽감은 550년동안 비어 있던 자리다. 한 작가는 김대건 신부의 성상을 높이 3.77m, 가로 1.83m, 세로 1.2m 크기의 전신상으로 제작했다. 갓과 도포 등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포용하는 모습이다. 가톨릭의 성지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설치된 것은 가톨릭 교회사상 처음이다.
한 작가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비앙코 카라라를 채석하는 대리석의 고장인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5개월동안 돌을 찾았다. 그리고 1월부터 8월까지 이탈리아 서북부 도시 피에트라산타에 머물며 8개월 동안 김대건 신부 성상을 제작했다.
한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바티칸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형태의 김대건 신부상을 60cm 크기로 한 번 더 제작했다. 한 작가는 “오히려 이 작업이 더 어려웠다. 같은 것을 두 번 하니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며 “이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바티칸의 김대건 신부상이 내 힘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성령의 도움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천주교 신자이면서 돌 조각을 오래 해왔고, 이탈리아에서 10년 동안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또 이탈리아 현지에서 작업이 가능한 작가여서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되는 김대건 신부 성상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두고 한 작가는 “어쩌면 제게 일어났던 일들이 결국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에 김대건 신부상을 세우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것이 다 신의 계획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했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197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81년 동 대학원 조각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현대 조각의 1세대인 전뢰진(田雷鎭)과 유영교(劉永敎)에게 사사했다. 같은 해 이탈리아 카라라로 건너가 카라라 국립 미술아카데미(Accademia di Belle Arti di Carrara) 조각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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