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답이 옳은지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 중 누군가의 말이라도 따뜻한 위로와 희망으로 전해질 수 있길 바랍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만남 중창단’의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불광출판사)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22년 결성된 만남 중창단은 종교의 벽을 허물고 사랑과 화합을 노래하자는 취지로 성진 스님, 하성용 신부, 김진 목사, 박세웅 교무(원불교) 등 4대 종교 성직자들이 모여 만든 노래 모임. 신간은 평소 노래로 평화와 화합, 치유의 메시지를 전해 온 이들이 행복이란 주제를 죽음, 돈, 관계, 감정, 중독 등 5가지 분야로 나눠 이야기한 책이다.
이날 간담회는 평소 TV와 라디오, 유튜브, 각종 공연에서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던 이들답게 웃음과 해학, 그 속에 담긴 깨달음으로 가득 찼다.
“죽기 직전에 부처님께 귀의하거나 ‘나무아미타불’ 세 번을 외면 극락에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돌아가시는 분들 임종을 지켜본 바로는 안 됩니다. 숨 넘어가는 중에 ‘나무아미타불’ 못 외어요.”(성진 스님)
“한순간에 회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건 죽음을 앞둔 사람이나 그 주변인들이 위안을 얻으려는 속셈에 불과합니다. 회개는 믿음이고, 믿음은 실천입니다. 진심으로 믿고 그렇게 생활해야 회개했다고 말할 수 있지요.”(김진 목사)
박세웅 교무는 책을 통해 외모, 성적, 취업 등이 기대만큼 충족되지 않아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1억 원짜리 수표 이야기를 비유로 해준다고 말했다. “구겨지고 찢어졌어도 1억 원짜리 수표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자존감도 마찬가지여서 살다 보면 지치고 힘들고 상처받지만, 자신의 고귀한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요.”
하성용 신부는 마음의 문을 닫는 자녀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안일하게 있다가 안 되면 종교인의 도움을 받으러 찾아오는데 먼저 전문가에게 상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신부는 “종교인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며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아픈 몸이 낫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고 믿는 건 전적으로 잘못된 신앙”이라고 했다.
성진 스님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는 결을 같이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서로 생각의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향한 자비심과 배려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친구, 동료 등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의 삶과 항상 이어져 있다”며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한데 나만 행복할 수 없듯, 하나의 존재가 행복해지려면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삶의 진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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