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달콤한 세상. 초콜릿 폭포가 부드럽게 쏟아지고, 나무에는 사탕으로 만들어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한입 베어 문 꽃잎은 부드러운 마시멜로, 풀잎은 쫄깃한 젤리라 옮기는 걸음마다 놀이동산에 온 것 같다.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이 만들어 낸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세계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영화 ‘웡카’가 31일 개봉한다. 2024년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불리는 티모테 샬라메가 희망과 초콜릿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찬 젊은 웡카 역을 맡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달콤하고 꾸덕꾸덕한 초콜릿 한 덩이가 먹고 싶어질 것 같다.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판다는 ‘초콜릿 고메’ 거리로 향하는 젊은 웡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가 가장 기다렸던 건 1년 동안 카카오 열매를 모아 생일날마다 만들어 주던 엄마의 초콜릿 한 덩이다. 그러나 엄마는 병에 걸리고, “초콜릿 고메에 언젠간 웡카 가게를 열자”는 약속을 남긴 채 사라진다. 웡카는 이 약속을 지키고자 ‘세계 최고의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을 연마하기 시작한다.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소재로 한 세 번째 영화다. 첫 영화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1971년 미국에서 개봉했다. 배우 진 와일더가 웡카 역을 맡았다. 당시 소설을 읽으며 상상만 하던 세계가 스크린에 펼쳐지자 미국 관객들은 열광했다. 두 번째 영화가 한국에서도 친숙한 2005년 개봉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배우 조니 뎁이 버섯 머리 괴짜 웡카를 연기했고, 팀 버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호평을 받았다.
영화 ‘웡카’는 웡카가 거대한 초콜릿 공장을 세우기 전,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다. 이전 영화 두 편과 가장 다른 점은 ‘마법 초콜릿’의 등장이다. 한입 먹으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사랑을 고백하게 되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품게 된다. 즐거움에 덩실덩실 춤추게 되기도 하고, 두둥실 떠올라 하늘을 날 수도 있다.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한 웡카의 모습을 샬라메가 잘 표현했다. 특히 뮤지컬 영화인데도 노래와 춤을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다.
연출은 ‘패딩턴’ 시리즈의 폴 킹 감독이 맡았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처음 사랑에 빠진 소설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었다. 너무 여러 번 읽어 몇몇 페이지는 찢어져 버릴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원작으로 한 첫 영화인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1971년)을 언급하며 “나 역시 1971년 버전의 윌리 웡카를 보며 자란 세대다. ‘웡카’가 그 영화의 친구 버전처럼 (친숙하게) 느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오마주는 난쟁이 움파룸파(휴 그랜트)의 모습이다. 주황색 얼굴에 매끄러운 초록색 머릿결, 흰색 수염은 첫 영화의 움파룸파족 모습과 똑같다. 미남 배우 휴 그랜트가 뒤뚱거리며 우스꽝스럽게 등장할 때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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