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책 펴낸 이동귀 교수
“꾸물거림은 감정조절 문제일 뿐
작심삼일도 반복하면 괜찮아”
“꾸물거림은 게으름이 아닌 감정 조절의 문제입니다.”
신간 ‘나는 왜 꾸물거릴까’의 저자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55·사진)는 꾸물거리는 행동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교수와 연세대 상담심리연구실 연구팀은 해외 최신 연구 결과와 참고문헌 등을 바탕으로 꾸물거리는 사람들의 성향을 5가지로 분석했다. 이 책에서는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지연 행동을 ‘꾸물거림’으로 표현했다.
책에 따르면 사람은 다섯 가지 감정적 성향으로 인해 꾸물거린다. △비현실적 낙관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완벽주의 △자극 추구 등이다. 교수는 “시중 자기계발서에서는 25분간 집중하고 5분간 쉬라는 등의 다양한 해결책을 알려주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결심이 오래가지 않고 흐지부지되는 것)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마다 꾸물거리는 이유가 다른데 획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령 ‘비현실적 낙관주의자’는 자신이 할 일의 예상 소요 시간을 과소평가한다. 실제로 10시간 걸릴 과제를 “2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면서 미루는 것이다. 반대로 완벽주의형은 2시간 걸릴 과제도 10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면서 시작할 엄두를 못 낸다. 이 교수는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한 뒤 해결책을 찾는 것이 꾸물거리는 습관을 고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상담 심리학을 공부한 이 교수는 우울함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꾸물거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늦게 일어나고, 집을 안 치우고, 운동도 안 하는 등 기본적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우울해진다”고 설명했다. 할 일을 하지 않고 꾸물대며 불안에 시달리고, 심지어 심혈관계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꾸물거림에 대해 깊이 연구하다 보니 이 교수 자신은 일의 마감 기한을 늘 이틀 앞으로 생각하는 자신만의 ‘D-2 데드라인’을 갖고 생활하게 됐다.
이 교수는 꾸물거리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시도가 작심삼일이 돼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일을 할 때 우리 몸에선 스트레스 방어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유효 기간이 통상 3일”이라며 “작심삼일을 반복하며 꾸물거림을 차츰 고쳐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정말 일을 미루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교수는 “일단 15분이라도 해라”라고 조언한다. 드라마를 보거나 맛있는 간식을 먹은 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소용없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맘이 들 때까지 기다린다고요? 그때는 오지 않아요. 일단 15분이라도 해보면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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