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와 너트, 세상을 만든 작지만 위대한 것들의 과학/로마 아그라왈 지음·우아영 옮김/320쪽·1만8000원·어크로스
TV와 세탁기, 손목시계, 전화기, 자동차 등 주변 기계장치들을 뜯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이들 기계 모두 금속판을 붙이는 이음매에 못이나 나사, 리벳, 볼트가 쓰인다는 것. 적어도 지금 21세기에 현존하는 모든 기계장치는 이렇게 돼 있다. 마치 원자가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로 구성돼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 부속품은 인류사의 발전과 더불어 오랜 진화의 단계를 거쳤다. 예컨대 나뭇조각을 잇기 위해 못이 가장 먼저 나왔고, 이보다 더 큰 힘을 지탱하기 위해 나사가 고안됐다. 이어 싼값에 얇은 금속판을 제조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를 접붙이는 리벳이 발명됐다. 더 나은 기술을 향한 인류의 욕망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거대한 배와 다리, 고층 빌딩을 세우기 위해 리벳과 나사를 합친 볼트가 탄생했다. 볼트는 버스 한 대에 해당하는 약 11t의 무게를 버티면서도 설치는 더 쉬운 혁신을 가져왔다.
이 책은 못, 바퀴, 스프링, 자석, 렌즈, 끈, 펌프 등 현대 기술문명을 떠받치는 7개 도구가 어떻게 발명되었고 그 공학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접하는 평범한 도구 속에 감춰진 가치를 재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폐가전제품의 재활용을 촉진하려면 소비자가 이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공학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저자의 시각도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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