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아빠와 아이가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아,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다.” 아이가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를 툭 던진다. 아빠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받아친다. “네 태권도 도복에 똥 싸면 어떡해?” 아이는 복슬복슬한 고양이를, 목이 긴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작고 소중한 도마뱀을, 사랑스러운 토끼를 키우고 싶다고 답한다. 아빠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아이의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아이는 “아빠, 동생은 어때요?”라고 묻는다. 아빠는 동생보단 자신을 닮은 아기를 만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 아기 어디 있어요?”라는 아이의 물음에 아빠는 답한다. “여기.” 아빠는 아이가 어릴 적 강아지처럼 아무 데서나 똥을 싸고, 토끼처럼 밤에 잠을 안 자곤 했지만 아이를 만나 진짜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와 아빠의 대화에서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깊게 느껴진다. 또 기존 그림책 작법에서 벗어나 아빠와 아이의 대화 앞에 각자의 얼굴을 그려 넣은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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