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인구 많은 지역서 비결 찾아
노후에도 사회적 가치 추구하고, 건강 유지하는 좋은 습관 중시
젊은 시절의 삶과 비교하기보다…나이듦 수용하고 인생 재설계를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마시 코트렐 홀, 엘리자베스 엑스트롬 지음·김한슬기 옮김/372쪽·1만8500원·웨일북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아서 C 브룩스 지음·강성실 옮김/340쪽·1만7500원·비즈니스북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은퇴 이후 소비생활이나 여가활동에 능동적으로 나서는 ‘액티브 시니어’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늙음에 대해 한탄하는 이들이 많다. 축 처진 주름살을 들여다보고, 병원을 드나들며 요양원에 가야 하나 걱정한다. 통장을 들여다보며 얼마 남지 않은 은퇴자금을 헤아린다. 노년의 삶은 진짜 행복할 수 있을까. 노년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살펴보기 위해 ‘인생 2막’의 비법을 담은 책 2권을 함께 소개한다.
신간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는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노인의학과 의사와 미국 생물학자가 100세 이상 장수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을 찾아가 그 비결을 들은 책이다. 저자들이 만난 노인들은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이유를 만들라”고 입을 모은다. 은퇴 이후 방황하며 기력이 처진 이들이 해야 하는 건 삶의 목적을 세우는 일이라는 것. 돈을 벌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혼자 방 안에 갇혀 취미생활을 영위하라는 것도 아니다. 지역사회 봉사처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를 해야 사회적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라”고도 조언했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일상을 반복하지 말라는 것. 특히 이 계획엔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등 노인들이 자주 앓는 질병들은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직접 기른 채소로 식단을 꾸리고, 스스로 밥을 해 먹는 습관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강박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 젊은 시절 학업과 업무에 시달리던 우리가 스스로에게 자유를 선사할 수 있는 건 노년뿐이기 때문이다.
노년의 삶을 갉아먹는 건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학 교수인 아서 C 브룩스는 신간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에서 “청년 때 즐기던 인생은 노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노년기엔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뛰어난 성취를 거둬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은 노년에 우울증에 시달렸다. 1859년 저서 ‘종의 기원’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노년기 연구가 주목받지 못하자 좌절에 빠진 것. 반면 독일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청년기에 이어 노년기에도 행복한 삶을 살았다. 젊은 나이부터 천재 음악가로 명성을 떨친 그는 나이가 든 뒤 주목받지 못했지만, 후학을 양성하는 스승으로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했다. 노년에 접어들어 지혜와 통찰력은 오히려 깊어졌다는 점에 주목해 인생의 경로를 바꾼 것이다.
두 책이 전혀 듣지 못한 참신한 비법을 소개하는 건 아니다. 누가 방법을 몰라서 불행하게 사느냐고 반박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는 이야기도 다시 듣고 되새기면 다르게 다가온다. 이들의 조언처럼 살면 행복한 노년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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