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소설, 편지, 발레 그리고 우리전통음악. 참신한 소재로 빚어낸 뮤지컬들이 관객과 만난다. 진실을 향해 질주하는 강렬함,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 위로로 이어지는 아이러니, 예술을 향한 열정, 음악으로 풀어내는 속내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인생을 비춘다. 》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
죄와 복수에 대한 처절하고 강렬한 탐색
1945년 경성. 실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연작 소설을 쓴 유명 소설가 이수현은 마지막인 열두 번째 작품을 집필해야 하지만 슬럼프에 빠진다. 그의 앞에 작가 지망생 강인호가 나타나 자신의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라고 권한다. 마지막 소설 쓰기에 나선 이수현과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범인을 추적하는 강인호. 둘을 둘러싼 진실이 차츰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이다.
단 두 명의 배우가 선 무대는 숨 가쁘게 내달리는 촘촘한 이야기와 강렬한 음악으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죄의 무게는 누가 정할 수 있는지, 복수의 의미는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수현 역은 오종혁 정원영 백인태가 맡았다. 강인호는 황민수 원태민 조성태 차규민이 연기한다. 극본을 쓴 정찬수 연출가는 “사람들은 범죄의 본질보다 자극적인 면을 보고 많은 것을 잊는다”며 “잊혀진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 본질을 탐색하려 했다”고 밝혔다.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 5만∼7만 원.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스스로에게 쓴 편지로 인한 뜻밖의 위로
매일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며 자기답게 행동할 수 있는 멋진 하루를 꿈꾸는 외톨이 소년 에반 핸슨이 겪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따뜻하게 그렸다.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의 음악을 맡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만든 넘버들은 관객을 단박에 매료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고 그 해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시아 첫 공연이다.
에반은 자신에게 쓴 편지를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코너에게 뺏긴다. 며칠 뒤 코너가 갑작스레 숨진 걸 알게 된다. 에반의 편지를 코너의 유서로 오해한 코너의 부모는 에반에게 아들과의 추억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에반은 차마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데…. 에반 역은 김성규 박강현 임규형이 맡았다. 김선영 신영숙은 에반의 엄마 하이디 핸슨을 연기한다. 관록 있는 두 배우는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로스쿨을 다니며 아들을 키우는 하이디를 묵직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7만∼16만 원.
뮤지컬 ‘낭만별곡’
음악으로 털어놓는 나의 이야기
세종(이도)이 즉위하기 전 악기 연주를 즐겼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청년 이도와 조선 음악의 기틀을 세운 박연, 허구의 인물 예성과 동래가 음악으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그렸다.
신분을 숨기고 조선 시대 음악 기관 장악원의 전신인 이원에 들어가는 이도 역은 이종석 반정모 김우성이 맡았다. 이원에서 악사들을 관리하는 박연은 박유덕 장민수가 연기한다. 전하영 박주은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이원의 악사가 된 예성으로 무대에 선다. 황두현 정지우는 천민 출신으로 이원에 들어온 동래 역을 맡았다. 이들은 왕의 탄신일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합숙에 들어가게 되는데….
신분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음악으로 교감하고,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 연주를 통해 풀어내는 자기만의 사연이 감미로운 선율과 어우러진다.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로, 신선한 소재에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아트원 2관. 4만4000∼6만 6000원.
뮤지컬 ‘디아길레프’
창작을 향한 뜨거운 몸부림과 집념
190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립해 현대 발레를 확립한 러시아 제작자 디아길레프의 삶을 그렸다. 발레단 수석 디자이너 브누아, ‘춤의 신’으로 불린 발레리노 니진스키, 천재 작곡가 스트라빈스키까지 예술가 4명이 영감을 주고받으면서도 팽팽하게 대립하고 충돌하며 발레 뤼스의 대표작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억압받은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의 춤에 위로받고 이끌린다. 본능에 충실하고 섬세한 니진스키, 현실적인 판단으로 발레단의 중심을 잡는 브누아, 유머러스하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예민한 스트라빈스키 등 4명의 캐릭터는 각기 다른 색깔로 예술을 향한 열정을 뿜어낸다. 유연한 춤사위를 선사하는 무대도 매력적이다.
디아길레프 역은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이 맡았다. 브누아 역은 강정우 김이담 박상준이, 니진스키 역은 한선천 이윤영 윤철주가 연기한다. 스트라빈스키 역은 크리스 영을 비롯해 김도후 김재한이 맡았다. 2022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6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아트원 1관. 5만∼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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