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기억할게” 1354일 추억 남기고 작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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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中으로 반환… 눈물로 인사
빗속 새벽 4시반부터 6000명 몰려
강철원 사육사 “잘데려다 주고 올것”
中 외교부 “잘 돌봐준 한국에 감사”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판다 푸바오가 탑승한 특수 차량이 놀이공원 내부를 지나고 있다. 이날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한 행사에는 판다 팬 6000여 명이 몰렸다. 용인=AP 뉴시스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판다 푸바오가 탑승한 특수 차량이 놀이공원 내부를 지나고 있다. 이날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한 행사에는 판다 팬 6000여 명이 몰렸다. 용인=AP 뉴시스
“푸바오, 잘 가. 고마웠어. 아프지 말고.”

에버랜드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1354일 만에 한국을 떠나는 길. 팬들은 응원과 눈물로 푸바오를 배웅했다.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장미원 분수대 일대에서 푸바오 환송 행사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푸바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 60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일부 팬들은 이날 오전 4시 반부터 에버랜드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45분. 푸바오가 탑승한 무진동 특수 차량이 환송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푸바오”의 이름을 외쳤다. 우산을 든 팬들은 다른 한 손에 푸바오가 그려진 손팻말을 쥐고 차량을 향해 흔들었다.

‘판다 할부지’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는 마이크를 들고 “새로운 터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할부지가 곁에 있을게. 10년이 지나도 넌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푸바오에게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나갔다. 강 사육사는 전날 모친상을 당했지만 “어머니도 푸바오를 잘 보내주길 원하실 것”이라는 가족들의 격려에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했다.

송영관 사육사도 팬들에게 “푸바오와 1354일간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참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푸바오가 탄 차량이 장미원 밖으로 빠져나가자 몇몇 팬들은 흐느끼기도 했다. 팬 수백 명은 차량이 떠난 뒤에도 30분 가까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주말마다 푸바오 사진을 찍으러 에버랜드를 찾았다는 박미진 씨(32)는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으로 유대감을 느끼게 해준 푸바오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푸바오 팬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지하철 광고 등을 주도해온 나경민 씨(25)는 “그동안 푸바오가 성장 과정을 모두 이겨냈듯 새 환경에서도 잘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꼭 기억할게”란 작별인사를 건넸다.

푸바오는 중국 반환을 앞두고 에버랜드 판다월드 내실에서 운송 케이지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왔다.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푸바오는 중국 반환을 앞두고 에버랜드 판다월드 내실에서 운송 케이지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왔다.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푸바오는 강 사육사와 함께 이날 오후 전세기 편으로 중국에 도착했다. 이후 중국 쓰촨(四川)성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보전 연구센터 중 하나인 ‘워룽 선수핑’ 기지에 머무를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앞으로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와 협조해 푸바오가 중국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판다 2마리(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한국에 도착한 뒤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우정 증진에서 유익한 성과를 거뒀다”며 “푸바오의 중국 복귀를 환영하고 푸바오를 잘 돌봐준 한국 사육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푸바오#1354일 추억#강철원 사육사#중국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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