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평양에서 주로 활동한 화가 석연(石然) 양기훈(1843∼?)의 그림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 원주역사박물관은 지난해 12월 ‘양기훈 필 노안도(蘆雁圖·사진)’ 1점이 사라졌다고 문화재청에 도난 신고를 했다. 노안도는 노후의 안락함을 기원하기 위해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그림이다. 이번에 사라진 노안도는 가로 36.5cm, 세로 154cm 크기의 족자 형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박물관 관계자가 민속생활실 안에 전시돼 있던 노안도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도난 신고를 했다”며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노안도를 유리 안이 아닌 전시실 벽에 걸어 보관해 왔는데, 현재까지 도난과 관련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안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고 박물관을 다녀간 사람을 확인했지만, 노안도가 전시된 장소를 정확히 비추는 화면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기훈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평양을 거점으로 활동한 화가다. 노안도의 전통적인 소재와 양식을 따르면서도 독자적 특징을 그림에 잘 그려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기훈의 노안도는 40여 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에도 양기훈의 노안도가 포함돼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