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오늘을 살면서, 100년 전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을 한 장씩 살펴봅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 백년사진이 고른 사진은 1924년 4월 20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사진입니다. 서울 창경궁을 찾아 봄꽃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과 함께 정신병원 병동 사진이 실렸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환락의 창경원 – 봄을 맞은 세상.
동팔호를 찾아가는 사람은 반드시 창경원 앞을 지나야 돌아가게 된다. 인간의 지옥에서 돌아오는 이에게 찬란한 봄빛과 즐거운 웃음소리가 무슨 회포를 일으키겠는가. 날마다 날마다 모여드는 꽃 구경꾼! 수만 명 수천 명씩 드나드는 창경원의 봄놀이는 점점 가경으로 들어가 오늘부터는 수천 개의 전등을 밝혀 놓고 밤꽃놀이가 벌어질 터이라 한다. 가뜩이나 봄 한철 꽃놀이는 창경원이 독차지를 하여오던 끝에 밤놀이까지 벌려 놓으면 얼마나 번창하여지겠는가. 고대하던 벚꽃도 23~24일간에는 만개가 될 것이라 하며 밤놀이를 위하여 입장하는 이에게는 입장료를 따로 10전씩 받기로 되었다 한다. 첫사랑에 가슴을 졸이는 청춘남녀들의 사랑을 속삭일 새로운 무대는 그윽한 송림을 배경으로 크게 열리려 하는 것이다.
『창경원을 밤에도 연다!』밤은 인간의 모든 향략을 고조시키는 마술꾼이다. 꽃빛! 불빛! 분냄새! 숲속에 반짝이는 작은 동자(瞳子)들! 그것이 모조리 함께 얼크러저서 봄의 노래를 아뢸 때에 등성이 하나 넘어 있는 동팔호에서는 여전히 가긍한 산송장들이 꾸물 거릴 것이다.
# 내용이 이해되시나요? 저도 좀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던 전체 제목이 두 기사를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됩니다. 한쪽에서는 봄놀이 나선 청춘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서는 정신병동에서 죽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을 대조시켜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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