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기’ 누르면 무료이용권 충전
안 자고 권당 20분씩 종일 읽어야
“사용자 머물게 하려 다양한 행사”
‘선물 받기.’
19일 네이버의 웹툰 플랫폼 ‘네이버시리즈’에서 선물 받기 아이콘을 누르자 전 세계에서 단행본 2억5000만 부 이상 팔린 일본 만화 ‘나루토’ 이용권이 충전됐다. 곧바로 나루토를 대여받아 무료로 보기 시작했다. 기자도 20여 년 전 읽었던 만화지만, 재능 없는 천방지축 닌자 우즈마키 나루토가 나뭇잎 마을의 지도자인 호카게로 성장하는 이 이야기는 다시 읽어도 재밌었다. ‘나루토’는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 만화 잡지 소년점프에서 연재된 만화다. 닌자라는 일본 특유의 소재를 토대로 한 방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누렸다.
해당 이용권 사용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시간’이었다. 나루토 단행본 72권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대여권은 24시간 동안만 유효했기 때문이다. 1권을 읽으니 23시간, 2권을 읽었더니 22시간 남았다.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할 일 없는 주말에 대여권을 받아 ‘몰아 보기’를 할걸 그랬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권당 정가보다 30% 할인된 금액인 3240원을 주고 만화를 소장해서 천천히 볼지 고민이 몰려왔다. 기자가 참여한 행사는 11∼24일 ‘나루토’ 단행본 72권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대여권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72권을 단 24시간 안에 읽는 것은 무리라는 점에서 ‘꼼수’ 이벤트라는 지적이 나올 만했다. 72권을 24시간 만에 읽으려면 권당 20분씩 쉬지 않고 이어 읽어야 한다.
네이버시리즈는 ‘나루토’ 한국어 판권을 보유한 만화 지식재산권(IP) 기업 DCW와 협력해 행사를 준비했다. 단행본 만화를 전권 무료로 배포한 행사는 ‘나루토’가 최초다. 이용자들은 댓글에서 “명작은 다시 봐도 재밌다”, “나루토 전권을 공짜로 보다니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24시간 안에 만화를 읽어야 하는 애환도 느껴졌다. 이용자들은 “시간 제한 때문에 급하게 보고 있다”, “웬만하면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 몰아 봐라”는 댓글을 달았다.
웹툰계에선 일정 짧은 시간 동안 작품을 공개하는 방식이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융희 문화연구자(전 세종사이버대 만화웹툰창작과 겸임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웹툰 성장세가 주춤하다. 사용자를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고 웹툰 플랫폼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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