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즈 1세대 보컬리스트 김준(80), ‘안녕하세요’로 유명한 가수 장미화(78), 1960년대 극장 쇼 무대를 사로잡았던 쟈니 리(86)….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가수들이 모인 음악 동인 ‘예우회’가 25일 음반 ‘전설을 노래하다’를 발표했다.
예우회는 한국전쟁 휴전 이후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을 대상으로 한 음악 무대인 ‘미8군 쇼’ 출신과 한국 1세대 그룹사운드(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그룹) 출신이 모여 2006년 만든 단체다. 회원들은 미8군 쇼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해 1960년대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바꾼 주역들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팝의 원류라고도 할 수 있는 셈이다.
총 26곡이 두 장의 CD에 나뉘어 담겨 발표됐다. 첫 번째 CD에는 12곡의 신곡이 담겼다. 곡 ‘인생’(윤항기), ‘단골집’(유현상), ‘웃어보는 시간’(김홍탁 트리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곡 ‘사랑의 순례자’(임희숙)는 1984년 당시 악보가 만들어졌지만 발표되지 않다가 4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두 번째 CD에는 기존 곡 14곡을 새롭게 편곡해 담았다. 곡 ‘서풍이 부는 날’(장미화), ‘인생 열차’(옥희), ‘달빛 창가에서’(박일서) 등이다. 음반은 USB메모리로도 발매됐다.
예우회 관계자는 “한때 지금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 중에는 현재까지도 공연과 방송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녹음실 마이크 앞에 직접 서는 것은 대부분 오랜만”이라며 “우리 가요사에 남은 전설들이 함께 뜻을 모아 다양한 목소리로 신곡을 들려주는 작업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소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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