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하면 중학교에 가고, 중학교 졸업하면 고등학교, 고3 그리고 수능, 대학 입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대부분의 아이가 당연하게 밟는 경로입니다. 의무교육을 포함한 이런 과정은 모든 이에게 두루 맞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죠. 가령 대장장이가 꿈인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학교에서 수학의 정석을 펼쳐 놓고 앉아 있는 시간만큼, 대장간에서 망치질과 담금질 배우는 시간도 충분히 필요할 겁니다.
대장간을 학교 다니듯 ‘통학’해온 용감한 청년이 있습니다. 올해 스무 살이 된 대장장이 이평화 씨입니다. 전북 진안군 선암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히 유튜브에서 처음 대장장이란 직업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고는 “대장장이가 되겠다”며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가 아닌 대장간으로 향했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학교에 다닐 때 이평화는 집에서 한참 떨어진 충청남도 부여의 ‘보은대장간’에서 기술을 배웠습니다. 집에서 통학하기엔 먼 거리였죠. 시외버스로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렸거든요. 대장간 근처에 자취방을 구해 혼자 살았습니다. 당시 그는 15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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