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적 한인 2세 우일연 작가
논픽션 책 ‘주인 노예 남편 아내’로
언론 아닌 도서부문 한국계 첫 수상
선정위 “자유 향한 장대한 여정”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논픽션 책이 미국 최대 권위를 가진 퓰리처상을 받았다. 앞서 한국계 인사가 언론 부문에서 수상한 적은 있지만 도서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쓴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를 전기(傳記) 부문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작가는 미국 국적의 한인 2세로, 그의 부친은 환기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설계한 재미 건축가 우규승 씨다. 우 작가는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 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 책은 1848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흑인 노예 부부인 윌리엄 크래프트와 엘런 크래프트가 노예 농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내는 병든 부자 백인으로, 남편은 그의 노예로 위장해 미국 북부로 떠나는 실화를 담고 있다. 작품 속 부부는 약 1609km(약 1000마일)를 증기선, 마차, 기차를 갈아타면서 노예 상인과 군 장교, 노예 사낭꾼 등의 눈을 피해 자유를 찾아 이동한다. 끝내 탈출에 성공해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 등에 앞장선다. 작가는 본인의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에는 그들(부부)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등 다른 많은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도서, 드라마·음악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국계 사진 기자가 언론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도서, 드라마·음악 부문에서 한국계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우 작가의 작품에 대해 “자유를 향한 기념비적인 시도로 압축된 세 개의 장대한 여정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생명, 자유, 정의라는 미국 핵심 원칙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미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을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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