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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투명한 청록빛 바다와 울창한 나무 정글 등 자연을 맘껏 만끽한 여행자가 도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마닐라가 제격이다. 다양한 브랜드 숍이 위치한 ‘그린벨트’(Greenbelt)부터 카지노 등의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스파를 갖춘 호텔까지 마닐라에서 누릴 수 있다.
특히 ‘호캉스’(호텔+바캉스)족에겐 5성급 호텔을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머무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메리어트 호텔 마닐라’의 경우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과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항 3터미널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호텔 측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메리어트 호텔 마닐라는 공항뿐 아니라 여러 호텔 및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는 복합 문화 리조트 ‘뉴포트 월드 리조트’와도 연결돼 있다.
리조트에서 쇼핑과 카지노, 방 탈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라이브 공연과 콘서트 등도 진행된다.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키는 야외 정원처럼 꾸민 공간도 마련돼 있다. 리조트 내 표지판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한글로도 표시해 놓았다.
필리핀 예술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날은 리로이 뉴(Leeroy New) 작가의 설치물이 눈에 띄었다. 뉴 작가는 재생 및 재사용 플라스틱을 장식으로 활용한 대규모 창작물로 유명하다. 대나무와 플라스틱을 엮고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을 이용해 만든 ‘대나무 동굴’이 지나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실내에 풍부한 볼거리가 밀집해 있어, 건기와 우기에 상관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독을 푸는 방법…편안한 침대와 노을 지는 수영장
호텔의 첫인상은 보통 로비로 결정된다. 총 570개의 객실이 위치한 ‘웨스트 윙’(West Wing)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푸릇푸릇한 통창이 맞아준다.
모던한 인테리어의 프리미엄 킹(Premium King) 룸은 넓은 욕실과 킹사이즈 침대, 소파, 텔레비전 등을 갖췄다.
룸서비스는 24시간 이용 가능하기에 야식을 먹고 싶거나 비행 전 이른 아침 식사를 해야 할 때 언제든 주문하면 된다. ‘메리어트 버거’를 주문하면 패티와 베이컨, 양상추, 치즈 등으로 구성된 버거와 오이피클이 올라간 버거가 나온다. 따로 주문한 노란 수박 주스와 ‘단짠’(단맛과 짠맛) 조화를 이뤘다.
웨스트 윙 꼭대기 층의 야외 수영장은 여독을 씻어내기 제격이다. 마닐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수영장 일광욕 의자에 앉아 산뜻한 칵테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찾으면 더욱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진다. 공항과 가까워 가끔 이륙하는 비행기도 만날 수 있다. 물놀이를 즐기지 않는다면 수영장 옆 사우나와 자쿠지에서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수영장과 같은 층에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피트니스 센터가 있다. 여행 중 체력을 챙기고 싶거나 근 손실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피트니스 센터의 각종 기구를 이용해 보자.
편안한 스파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호텔의 ‘콴 스파’(Quan Spa)는 유기농 및 해양 기반 제품을 조합한 트리트먼트를 선보인다. 마사지 세기는 강하게·보통·약하게 중 선택하면 된다. 프라이빗한 마사지실에서 아로마 향기에 몸을 맡긴 채 힐링을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호텔은 비즈니스 목적 방문객을 위한 1만2400㎡ 규모의 실내외 회의·콘퍼런스 시설도 갖췄다.
호텔서 미식 여행…스테이크 썰고 위스키로 입가심
든든한 식사는 행복한 여행의 지름길이다. 호텔의 ‘메리어트 카페’(Marriott Cafe)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밝고 활기찬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조식은 매일 오전 6시30분~10시30분, 점심은 낮 12시~3시, 저녁은 오후 6시~9시 제공된다.
조식 시간엔 필리핀답게 수박, 파인애플, 용과 등 여러 종류의 과일이 진열된 모습이다. 망고는 직원에게 직접 문의하면 썰어서 가져다준다. 이외에도 도넛, 머핀 등의 빵과 다양한 치즈, 베이컨 등이 마련돼 있다.
메리어트 카페 옆쪽에 위치한 ‘크루 스테이크하우스’(Cru Steakhouse)에서는 양질의 그릴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4개의 코스 요리가 제공되는 메뉴를 시키면 버터를 가미한 식전 빵과 시그니처인 살짝 매콤한 맛의 크랩 케이크가 나와 입맛을 돋군다.
이후 캐러멜 양파 수프와 립아이 스테이크가 제공된다. 포테이토 캐서롤 및 크림 시금치와 곁들여 먹으면 고기가 입에서 녹는다. 이날의 디저트는 크림 브륄레 느낌의 달콤한 치즈 케이크였다.
메리어트 호텔의 대표 중국 레스토랑 ‘만 호’(Man Ho)에서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 광둥요리와 딤섬을 선보인다. 트뤼플이 들어간 딤섬부터 가리비, 거위 간 등 다양한 맛의 딤섬을 즐길 수 있다.
속이 불편하면 ‘물냉이’라고도 하는 크레송으로 만든 퓌레를 추천한다. 홍콩의 채심(Choy Sum)과 곁들여 먹는 구운 생선 요리, 쓰촨식으로 매콤하게 만든 소고기 요리, 해물볶음밥 등 여러 메뉴를 갖췄다.
오랜 해외여행에 한식이 끌린다면 뉴포트 월드 리조트로 연결된 쉐라톤 마닐라 호텔로 넘어가 한식당 ‘우리’(Oori)를 찾으면 된다. 한국인 셰프가 비빔밥, 불고기 등의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내놓는다.
한국에서 쌓인 스트레스나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위스키 한잔에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뉴포트 월드 리조트에 있는 ‘위스키 라이브러리’(Whisky Library)는 마치 도서관 책장에 책이 꽂혀 있듯 위스키가 압도적인 크기의 벽장에 꽂혀 있다.
직원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위스키를 직접 꺼내 온다. 200개 이상 브랜드의 위스키를 보유 중인 이곳은 마닐라에서 가장 큰 위스키 컬렉션을 자랑한다.
마릴린 먼로, 조니 뎁 등 할리우드 유명 스타에게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을 제공한다.
마블 영화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영감을 받은 칵테일 ‘Heroes are built’(영웅은 만들어졌다)는 섀클턴 위스키, 듀어스 12년 위스키, 생강, 레몬그라스, 꿀, 레몬 등을 혼합한 것으로, 연기를 뿜는 상자 속에 담겨 나와 이목을 끈다. 위스키와 잘 어울리는 다양한 종류의 시가도 준비돼 있다.
필리핀의 강남, 마카티에서의 하루…로컬 음식 맛보고 쇼핑
호텔 가까이서 마닐라를 즐기고 싶다면 경제 중심지인 마카티(Makati) 지역을 찾으면 된다.
메리어트 호텔에서 차량으로 20여 분 이동하면 필리핀 국립 은행(Philippine National Bank)과 BDO은행 등 높은 건물이 즐비한 마카티를 만날 수 있다. 마카티는 비즈니스와 고급 생활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통하기 때문에 ‘필리핀의 강남’으로도 불린다.
아얄라 트라이앵글 정원(Ayala Triangle Gardens)의 나무들과 빌딩 숲이 잘 어우러진다. 조깅하는 사람들 속 햇빛을 만끽하며 누워있는 고양이 등 마닐라의 평온함을 담고 있다.
가든 근처에는 필리핀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남’이 있다.
시시그(Sisig)는 돼지머리나 삼겹살, 닭의 간 등을 칼라만시, 양파, 고추 등과 조리한 음식으로, 필리핀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다. 마남에서 판매하는 ‘하우스 크리스피 시시그’(House Crispy Sisig)는 바삭한 식감으로, 한국인 입맛에 딱 맞다. 짭짤해서 ‘티나파 라이스’(Tinapa Rice) 등 밥 종류와 잘 어울린다. 티나파는 훈제 등의 과정을 거친 생선을 뜻하는 필리핀 말이다.
시니강(Sinigang)은 필리핀 대표 국물 요리다. 타마린드(Tamarind)가 들어가 신맛이 난다. 토마토 스튜나 똠얌꿍과 비슷한 맛이다.
갯농어 요리도 맛볼 수 있다. 필리핀에서 사용하는 타갈로그어로 갯농어는 ‘방우스’(Bangus)라고 부른다. ‘오버로디드 갈릭 방우스 벨리’(Overloaded Garlic Bangus Belly)를 선택하면 마늘 풍미의 갯농어 뱃살 요리가 나온다.
음료도 특이하다. 우베(Ube)가 들어간 보라색 음료, 망고와 포멜로(Pomelo)가 같이 들어간 노란색 음료 등이 눈에 띈다. 우베는 자색고구마로 불리는 ‘퍼플얌’(Purple yam)의 일종으로, 고구마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 포멜로는 감귤류에 해당하는 열대과일이다. 이 음료 두 개에는 모두 ‘사고’(Sago·야자수에서 나오는 전분) 알갱이가 들어가 버블티처럼 즐길 수 있다.
디저트로는 떡 같은 ‘푸토 붐봉’(Puto Bumbong)을 추천한다. 검은 찹쌀가루를 불려 대나무 통 속에서 찌면 완성된다.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가장 즐겨 먹는 간식 중 하나다.
마카티에는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 있다. 마남에서 도보로 6분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 아얄라 박물관(Ayala Museum)이다. 4층부터 아래층으로 이동하며 관람하는 구조다.
4층에 올라가면 먼저 민다나오 지역 등에서 출토된 금 전시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다. 이후 금 전시관에서 금 공예품들을 마주하면 정교함과 화려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2층으로 내려오면 필리핀 역사를 미니어처로 만날 수 있다.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있는 카가얀밸리 지방(Cagayan Valley)에서의 생활부터 미국의 필리핀 독립 인정까지, 총 60개의 디오라마로 구성됐다.
스페인 통치 시절과 필리핀 독립 영웅 호세 리살의 이야기, 리살의 소설을 읽고 각성한 독립운동가 안드레스 보니파시오의 무장 투쟁 등을 세밀하게 미니어처로 표현했다.
마카티에서의 마지막을 그린벨트(Greenbelt) 쇼핑으로 장식하는 건 어떨까. 그린벨트는 3만㎡에 이르는 열대 정원을 중심으로 브랜드 숍과 레스토랑 등이 자리한 대규모 복합 쇼핑몰이다. 1980년대 그린벨트1이 처음 등장한 이래 2007년 마지막으로 그린벨트5까지 들어섰다.
아얄라 박물관과 매우 인접한 그린벨트4는 명품관이며 그린벨트5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숍과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 그린벨트1은 하드웨어 및 전자제품, 영화관, 슈퍼마켓 등이, 그린벨트2는 레스토랑 등이, 그린벨트3은 대중적으로 인기 많은 브랜드 숍과 커피숍 등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다. 지하 마트에서 필리핀 인기 과자인 ‘룹스’(LOOPS)와 물에 타 먹는 가루 주스 ‘탕’(TANG) 등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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