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청춘, 운동화를 신은 단신의 모델, 소년의 눈동자를 한 74세 노인….
모순적인 수식어들이 모두 적용되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시니어 모델 리송(74)입니다. 그의 키는 160cm 남짓입니다. 대한민국 여성 평균 키 수준이니, 모델이라기엔 작죠. 7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호기심이 서린 새까만 눈동자, 흰머리 섞인 숏컷에선 소년의 천진난만함이 느껴집니다. 초 단위로 터지는 카메라 셔터보다 빠르게 포즈를 바꾸는 프로지만, 그는 50년을 가정주부로 살았습니다. 2019년 데뷔해 6년 차 모델이 됐습니다.
모든 외적 반전을 뛰어넘는 가장 큰 반전은 그의 내면에 있습니다. 한눈에 느껴지는 당당함과 쾌활함 뒤엔 흐릿해진 상처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유년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사랑의 결핍은 역설적으로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가 남편과 세 자녀에게 늘 했던 말이 있습니다. “나를 땅으로 여겨라. 나를 딛고 도약해라.” 그는 50년을 가족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살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관성적인 삶에 익숙해집니다. ‘여태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리송은 나이라는 관성에 얽매이길 거부합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던 70세의 나이에, 그는 이제 누구도 아닌 자신의 도약을 위해 스스로가 발판이 되길 자처합니다. 그의 무대는 런웨이에서 연극무대로, 영화 촬영장으로, 겁도 없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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