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가구 디자이너 폴랭 작품전
‘그루비 체어’ 등 제품 소개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 열 것”
한국인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입성한 배우 이정재(52)가 이번엔 디자이너 가구 전시를 연다. SF 고전인 ‘스타트렉’과 제임스 본드 시리즈, ‘아이언맨’ 등 다수 영화에 디자인 제품이 등장했고, 프랑수아 미테랑 등 여러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 실내 인테리어를 맡은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폴랭(1927∼2009)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것. 폴랭의 아들 뱅자맹 폴랭(46)과 협업한 전시 ‘Starring Pierre Paulin(주연 피에르 폴랭)’이 개막한 9일 두 사람을 만났다.
이번 전시는 폴랭의 아내 마이아, 아들 뱅자맹, 며느리 알리스가 설립한 회사 ‘폴랭, 폴랭, 폴랭’이 주최했다. 자신의 회사인 아티스트컴퍼니의 서울 강남구 사옥 1층과 지하 1층을 전시 공간으로 내준 이정재는 “지난해 가을 첫 제안을 받고 영상 통화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전시를 만들었다”며 “잡지나 영화로 유명 작품은 봤지만, 다른 디자인도 실제로 어떨지 굉장히 궁금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1층에서는 ‘그루비 체어’(1964년), ‘텅 체어’(1963년) 등 폴랭이 1960년대에 만든 의자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다. 뱅자맹은 “튜브 모양의 구조 위에 신축성 있는 천을 양말처럼 씌워 의자의 뼈대가 보이지 않는다”며 “어떻게 만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공상과학 영화에 자주 사용된다”고 했다. 폴랭의 디자인은 최근에도 영화 ‘바비’나 ‘어벤져스’처럼 상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등장했다.
폴랭이 198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집무실 인테리어를 맡았을 때 만든 의자도 전시됐다. 뱅자맹은 “폴랭이 60세가 넘은 나이에 디자인한 것으로, 과거에는 곡선적인 형태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프랑스의 육각형 지형을 본떠 각진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라며 “국가에 헌신한다는 마음이 담긴 특별한 디자인”이라고 했다. 지하 1층으로 가면 모래 언덕에서 영감을 얻은 ‘듄 앙상블’, 필요에 따라 등받이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타피 시에주’ 등 최근 생산되는 디자인 제품이 전시됐다.
이정재는 다음 달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 공개를 앞두고 전 세계로 홍보 행사를 다니고 있다. 그는 “영화 역사상 가장 오래 이어진 시리즈에 참여해 감격스러운 일이고 ‘오징어 게임 2’도 촬영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를 연 것에 대해서는 “사실 이전에도 기업과 협업해 디지털 아트 전시를 했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앞으로도 (사옥 공간을) 서울의 다양한 전시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정재는 배우가 되기 전에 공간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꿨을 정도로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그는 폴랭의 디자인에 대해 “전통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에서 1960년대부터 현대적인 디자인에 새로운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특히 이렇게나 많은 영화나 드라마 장면에 나온 디자인이 있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에도 이렇게 세계적 디자이너를 비롯한 더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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