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도쿄서 ‘기념 페스티벌’
첼리스트 양성원-쓰쓰미, 감독 맡아
“단점 채워 장점 길러준 스승” 회고
“슈타커 선생님이 1975년 3월 동아일보 주최·신수정(서울대 명예교수) 선생님 반주로 이화여대 강당에서 독주회를 여셨죠. 어린 저도 공연을 보았고, 제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됐습니다.”(양성원·57·연세대 음대 교수)
헝가리 출신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1924∼2013·사진)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축제가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롯데콘서트홀에서 7월 3∼5일, 도쿄 산토리홀에서 5∼7일 펼쳐지는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이다. 양성원과 일본 첼리스트이자 산토리홀 대표인 쓰쓰미 쓰요시(堤剛·82) 등 슈타커의 제자 두 사람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슈타커는 부다페스트 리스트 음악원을 나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건너가 콘서트와 음반 녹음 활동을 펼치면서 인디애나대에서 여러 첼리스트를 양성했다.
두 음악감독은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에 대한 추억으로 얘기꽃을 피웠다. “슈타커 선생님은 ‘전통과 역사를 먼저 배운 뒤에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늘 강조하셨죠.”(양성원) “제자의 단점은 메워주고 장점을 찾아 길러주는 스승이셨습니다. 여러 첼리스트를 길러내셨지만 그 개성은 각기 다 다릅니다.”(쓰쓰미)
양성원은 1967년 동아일보 주최로 서울 시민회관에서 열린 첫 내한연주회를 비롯해 1970, 1975년 동아일보 주최로 열린 연주회 등 신문 스크랩을 공개하며 스승을 회고했다. “제가 선생님께 작별인사를 드릴 때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고 하셨죠. 후대를 위해 길을 밝히라는 이 말씀은 내 삶의 이정표로 남아 있습니다.” 그는 29일 발매할 앨범 ‘에코 오브 로망스’를 슈타커에게 헌정하겠다고 밝혔다.
쓰쓰미는 “슈타커 선생은 한국인 음악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시절에 ‘한국에 음악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3일 콘서트에서는 쓰쓰미와 양성원, 마크 코소워(밤베르크 교향악단 수석) 등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한다. 4일엔 미국 첼리스트 게리 호프먼이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일본 차세대 첼리스트 우에노 미치아키가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하며 2부에서 ‘슈타커 센테니얼 앙상블’이 첼로 앙상블 음악을 연주한다.
5일 ‘협주곡의 밤’에는 이승원 지휘 서울시향과 세 솔리스트가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과 슈만, 드보르자크의 협주곡을 연주한다. 5일 공연에서는 산토리홀에서 진행되는 쓰쓰미의 스피치를 롯데콘서트홀에서 중계한다. 첼리스트 한재민은 6일 산토리홀에서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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