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세계 최정상 4개 악단과의 합동 공연을 예정대로 강행한다. 이에 공연주최사인 KBS는 김 씨 측이 공연에서 KBS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20일 공연계에 따르면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주관사인 두미르는 이날 KBS에 ‘출연자 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이 공연은 오는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한다. 김 씨는 메인 게스트로 출연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 라리사 마르티네즈와 각각 협업 무대를 펼친다.
KBS는 김 씨가 교통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14일 두미르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두미르는 촉박한 일정과 거액의 환불금 및 위약금 문제 등으로 출연자 교체가 힘들다며 KBS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공연의 티켓 가격은 15만~23만 원으로, 지난 3일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2만 석이 매진돼 관련 매출만 어림잡아 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티켓 판매처인 멜론 티켓에 따르면 20일 기준 약 6000석의 취소표가 발생했다.
KBS는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한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주관사 측에 최고했으나 답변이 없다”며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를 받는다.
그는 유흥주점 방문 후 대리기사를 불러 본인 명의 차량에 탑승해 집으로 이동했다. 이후 집에서 다시 차를 직접 몰고 나와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김 씨 측은 음주운전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지난 18일 ‘김 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자 이튿날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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