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가족을 최우선으로 살아온 가정주부부터 건망증이 부쩍 심해진 커리어우먼까지, 중년 여성들의 ‘인생 2막’을 진솔하게 담아낸 뮤지컬 2편이 잇달아 공연된다.
다음 달 13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메노포즈(Menopause·완경기)’에는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 4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최근 호르몬 이상으로 우울증을 겪는 전업주부,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배우 등이 백화점 속옷매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한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는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에는 가사와 일에 지친 중년 여성 7명이 주인공. 열정적인 보험설계사, 남편과 사별 후에도 시댁을 돌본 교사 등 여고 동창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두 작품은 국내 공연계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중년 관객을 겨냥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20일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다시, 봄’과 ‘메노포즈’의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 비율은 각각 64%, 50%에 달한다. 화제작인 뮤지컬 ‘벤자민 버튼’(29.4%), ‘프랑켄슈타인’(24.6%)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오늘날 새 소비층으로 떠오른 중장년층의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 관객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다”고 했다.
실제 두 작품은 중년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와 넘버가 특징이다. ‘다시, 봄’에서 주부인 경아 역은 “쉬는 날은 더 바쁜 날. 아들이나 남편이나 알지도 못하겠지,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라고 노래한다.
‘메노포즈’는 플래터스의 ‘온리 유’, 빌리지 피플의 ‘YMCA’ 등 1960∼1980년대를 풍미한 팝 음악을 위트 있게 개사해 들려준다. 중장년층에게 친숙한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메노포즈’는 배우 조혜련 신봉선 김현숙이, ‘다시, 봄’은 황석정 예지원 왕은숙 등이 주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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