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기다림, 통일신라의 찬란한 불교 유산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1일 03시 00분


국립춘천박물관, 7월 28일까지
‘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 특별전
원형공간에 전시해 사방서 관람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천 년 동안 땅에 묻혔던 서러움을 한꺼번에 폭발해 내는 듯한 찬란함.’

국립춘천박물관이 불기 2568년(서기 2024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다시 찾은 신라의 빛: 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 특별전을 열고 있다. 7월 28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2015년 강원 양양 선림원 터에서 출토된 ‘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사진)’ 단 한 점만을 위한 자리다. 이 불상은 출토지가 명확한 통일신라시대 소형 금동상 중 가장 큰 데다 대좌와 광배(光背·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 장신구를 모두 갖춰 발굴 당시부터 국보급 걸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7년여의 보존 처리를 거쳐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공개 때 복원되지 못한 남은 광배 조각을 추가로 맞춰 선보인 게 특징이다. 박물관은 지난해 볼 수 없었던 광배 뒷면까지 사방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원형 독립 공간에 저반사 유리 진열장을 제작·설치했다. 광배를 포함해 높이가 66.7cm인 금동보살입상이 어두운 전시실에서 찬란히 빛나는 모습은 마치 천 년 동안 땅에 묻혔던 서러움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강렬한 금빛과 화려한 장신구가 눈에 들어오지만, 보면 볼수록 그 섬세함의 극치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관을 장식한 작은 공양 보살에서도 먹과 붉은 안료로 표현된 보살의 눈과 입을 찾을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어깨부터 발끝까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천의 자락은 한 번에 주조할 수 없어 부분적으로 따로 주조해 결합했다.

박물관은 “금동보살입상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광배, 영락(瓔珞·구슬을 꿰어 만든 목이나 팔에 두르는 장신구), 대좌를 모두 갖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통일신라시대 불교의 빛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천 년 넘게 땅에 묻혀 있었던 탓에 본래 모습을 완전히 복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남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신라시대 대작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고 했다.

#국립춘천박물관#선림원 터 금동보살입상#찬란한 불교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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