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0년 안 된 물건도 ‘국가 예비유산’ 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4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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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출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고건우 직원, 신지우 전통대 재학생 대표, 윤 대통령, 이춘희 무형유산보유자, 임영수 당산나무할아버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24.5.17 대통령실 제공
앞으로 성냥 제조기와 삼륜 화물차 등 만든 지 50년이 안 된 물건들도 국가 예비유산이 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 제도 시행을 앞두고 열린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에서 361건의 근현대 문화유산이 접수됐다고 4일 밝혔다. 올 9월부터 시행될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만들어진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 및 관리하는 제도다.

이번 공모전에는 국민들의 생활사와 관련된 유산들이 많이 접수됐다. 예를 들어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사용하던 자동 성냥 제조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관련 유산이다. 1982년 제작된 이 기기는 성냥개비에 파라핀과 화약을 찍고 건조해 성냥을 만들었다.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삼륜 화물차도 접수됐다. 1967~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 모델로, 과거 자영업자나 용달회사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제품이다. 또 미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지사인 한국 브리태니커 대표를 역임한 한창기(1936~1997) 대표가 1976년 3월 창간한 월간지 ‘뿌리깊은나무’의 친필 원고도 접수됐다.

국가유산청은 “당시에는 드물게 순우리말 제목에 한글만 사용해 원고를 작성했고, 인쇄본에 처음 가로쓰기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 디자인을 선보였다”라며 “이번에 접수된 원고는 한 대표가 창간호부터 직접 쓴 원고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접수된 문화유산에 대한 기초 자료 조사와 소유자 동의,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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