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한 마리가 강물을 헤엄친다. 강 곳곳엔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커다란 배수구로 폐수가 흘러나온다. 붕어는 물 밖으로 나와 두 발로 우뚝 선다. 작정한 듯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도착한 곳은 작은 붕어빵 노점상. 붕어는 확 붕어빵 조리 도구 속으로 뛰어든다. 빵틀 안에서 붕어는 생각한다. 깊은 강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붕 떠오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곳을 오기까지 수많은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붕어빵 틀에서 발이 달린 붕어빵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붕어빵을 먹는다.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나온다.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과 생명이 역동하는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본연의 모습이다. 사람들을 만나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붕어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붕어빵을 소재로 생태주의를 표현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푸른 강 물고기 되어/인간 세상 나아가면”이라는 노랫말은 작가가 아이누족의 전설을 듣고 지었다. 깨끗한 자연을 표현한 화려한 색감 덕에 그림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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