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족에 따르면 지난 11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은 ‘세상에 알리지 말라’는 유지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별세 소식은 국립중앙박물관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차남 손성규 연세대 교수는 “아버지께서 특히 박물관과 산림청에 알리지 말라 당부해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렀다”고 했다.
고인은 1929년 개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0년대 스위스 상사에서 일하던 그는 부친 손세기 선생과 사업을 이어갔다.
‘문화재 기부왕’ 타이틀이 붙은 건 2012년 경기도 용인의 임야 200평을 국가에 기증하고 2018년 ‘용비어천가’ 초간본과 추사의 걸작 ‘불이선란도’등 문화재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면서다.
‘세한도’는 고인의 마지막 기증품이다. 2019년 그가 마지막까지 남겨둔 ‘세한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2020년 고인에 문화훈장 최고 영예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고개를 깍듯이 숙여 인사를 하며 예우했다.
세상에 드러내길 꺼려했던 손 씨는 당시 기증 소회에서 “한 점 한 점 정도 있고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라며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고 고민 고민 생각하다가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 손 아무개 기증이라고 붙여 달라”고 밝힌 바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을 만들었다. 올 초 기증실을 개편하고 지나달까지 ‘세한도’를 특별전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