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내달 3일 바이올린 공연
마포문화재단 ‘M 아티스트’ 활동
“네차례 공연, 알차게 꾸밀게요”
2016년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바이올린 준우승. 8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물다섯 ‘꽃띠’ 청년이다. 2018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입상으로 거듭 실력을 증명했다. 올해 마포문화재단 상주음악가 격인 ‘M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다.
다음 달 3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여는 첫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9월 마포새빛문화숲에서 열리는 야외 리사이틀, 10월 11일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 12월 6일 마지막 리사이틀 등 네 차례의 무대를 마련한다.
한결 강렬해진 햇살 속의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하늘이 푸르고 음식도 맛있는 마드리드 생활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스승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을 따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음악학교로 소속을 옮겼다.
피아니스트 최형록과 함께하는 7월 3일 리사이틀 연주곡에는 라벨과 프로코피예프 등 근대곡이 두드러진다. “올해 M 아티스트 주제가 ‘보헤미안’이에요. 집시처럼 방랑하는 예술가를 뜻하죠. 먼저 떠오른 이름이 라벨과 프로코피예프였어요. 라벨과 보헤미안이라면 ‘치간(집시)’이 먼저 생각나지만 저는 특유의 멜랑콜리한 ‘바이브’가 있는 소나타 2번을 골랐어요. 프로코피예프 곡으로는 소나타 1번이 전쟁의 비참한 모습을 담았다면 2번은 더 자유롭고 긍정적인 면이 담겼다고 생각해서 그 곡을 골랐죠. 그 밖에 버르토크의 랩소디 1번, 집시의 자유분방함이 담긴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을 연주합니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콩쿠르에 처음 나갔는데 더 어린 친구들과 겨뤄 떨어진 게 분했다. “연습시간도 늘리고 마음을 쏟기 시작했더니 실력이 늘기 시작했죠.”
승부욕이 있는 편일까.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다이아 등급이라는 점도 그의 팬들에겐 관심거리다. “일반인으로는 최고 등급이죠. 뒤늦게 시작했는데 처음 하던 친구들이 다 안 하게 됐을 때도 저는 하고 있었어요. 지게 되면 역시 많이 분했거든요.”(웃음)
7월 리사이틀 이후 M 아티스트로서 예정된 세 번의 연주에 대해 물었다. “보헤미안이라는 주제는 여러 가능성을 지닌 단어이지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짜볼 생각입니다. 12월 리사이틀은 나름대로 구체적인 세팅이 돼 있어요. 피아니스트 박재홍 씨와 함께하게 됐는데, 오래 알고 지낸 친한 친구여서 듀오의 의미가 큰 소나타 세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생각이에요.”
그는 2022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네 개의 온도’를 주제로 색깔 분명한 네 번의 연주를 펼쳐 보인 바 있다. 때로 얼음장 같고 때로 열정으로 빛났던 그 네 가지 온도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20대의 한가운데 선 ‘보헤미안’ 김동현의 방랑을 믿고 따라갈 수 있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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