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는 지금 우리가 인간에게 절망하는 것보다 영국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1667∼1745)가 훨씬 더 깊이 절망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설가 김연수(54)는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1726년 처음 출간된 고전 ‘걸리버 여행기’를 새로 번역하며 당시 인간의 이기심을 지독히 지겨워했던 스위프트의 감정을 절절히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오래전에 마땅히 멸망했을 인간 사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고전이 보여준다”며 “이 사실에서 역설적으로 희망이 싹튼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스위프트의 원전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2024년 한국의 시점에서 다시 썼다”고 했다.
26∼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선 김 소설가가 번역한 ‘걸리버 유람기’(대한출판문화협회)가 공개된다. 올해 주제는 걸리버 여행기 4부의 배경이자 이상적인 공간인 ‘후이늠’이다. 해외에서 18개국 122개 출판사, 국내에선 350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도서 전시, 강연, 사인회 등 450여 개 프로그램이 열린다. 도서전 얼굴 격인 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