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우’ 우승하 작가가 오는 6월25일부터 서울 강남구 아트불 갤러리 청담에서 개인전 ‘무의식의 틈 사이로’를 열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60여 개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우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2022년 부산 동명대 초청으로 첫 번째 개인전을 가진 이후 2년 만이다. 그 사이 우 작가는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케이아트 라이징스타전’에서 59개의 작품을 공개한 바 있다.
우 작가는 ‘작가’라고 불리는 것을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초로의 기인(奇人)이다. 본인에 대해 “30년 넘게 공연기획자로 살며 캔버스 대신 무대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였던 꿈 많은 아저씨”라고 표현했다. 그러다 지난 몇 년간 기나긴 코로나의 터널에 들어가면서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꿈이 있지만 꿈을 펼칠 데가 없었다. 어둠 속으로 침잠하기 시작했다. 우울증에 걸려 외부와 일체 단절을 끊고 자신만의 공간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다. 그는 “주변의 빛이 흑회색으로 덮여 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우 작가는 우연한 계기에 붓을 잡았다. 그는 “붓을 잡으면 마치 그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나와 바깥을 이어주는 유일한 도구로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때부터 주변의 빛은 조금씩 밝은 색깔을 띠게 됐다고 한다. 작품에 흩뿌려진 형형색색의 물감처럼.
밝은 색감과 함께 뚜렷이 드러나는 또 다른 특징은 비틀어지고 조각난 형상이다. 우 작가는 “삶에 대한 태도는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과거의 상흔이 아직 남아 있음을 조각 사이의 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그러진 형상도 감출 수 없는 내 삶의 큰 조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작가의 생각은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으로 보이는 그림이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밖에 작품 속에는 기이한 문양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마치 작가가 잠시 운영했던 골동품상에 쌓여있던 희귀한 골동품들을 무의식의 세계 속에 늘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우 작가는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난 3년 동안 800개가 넘는 작품을 그려냈다. 우 작가는 “때로 일주일만 지나도 작업실이 그림으로 숲을 이룰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수많은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또우는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구심점과도 같은 캐릭터다. 이제는 ‘작가의 내면을 투영하는 페르소나’란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전을 주최한 아트라포 박범진 대표는 “또우의 얼굴 속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파는 어릿광대를 발견할 수도 있고, 목표 없이 갈팡질팡하는 현대인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혹은 모든 걸 감싸주는 성자(聖者)의 미소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은 7월1일까지 진행된다. 박범진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우승하란 인물의 내밀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연기획자에서 골동품상을 거쳐 작가로 변신하기까지 그가 겪었던 굴곡진 삶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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