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디 베로나’ 감동 그대로 옮겨
솔오페라단, 10월 서울서 8회 공연
굴레기나-뮐레 등 유명가수 출연
체피렐리 연출판으로 무대에 올려
대형 오페라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푸치니 ‘투란도트’가 국내 팬들과 만난다.
솔오페라단은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과 공동 제작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를 10월 12∼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총 8회 공연한다고 밝혔다. 아레나 디 베로나의 대표 지휘자인 다니엘 오렌이 지휘하고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테너 마르틴 뮐레 등이 출연한다. 예매는 17일 시작됐으며 솔오페라단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다. 솔오페라단은 2016년 푸치니 ‘3부작(일 트리티코)’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최우수작품상을, 이듬해 ‘투란도트’로 최다관객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아레나 디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베로나에 서기 30년 지어진 고대 로마의 3만 석 규모 대형 공연장이다. 푸치니와 함께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인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13년 처음 베르디 ‘아이다’ 공연이 열렸으며 이후 세계 대표 오페라 축제로 이어졌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1947년 이곳에서 데뷔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등 전설적 오페라 가수들의 무대로 명성을 떨쳐 왔다.
이번 공연은 영화와 오페라 양쪽에서 활약한 전설적 감독 프랑코 체피렐리(1923∼2019)의 아레나 디 베로나 판 ‘투란도트’를 그대로 가져온다. 체피렐리 판 ‘투란도트’는 1987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된 뒤 이 오페라의 대표 연출로 자리 잡았고,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는 2010년 선을 보이며 ‘베로나의 웅대한 공간에 맞춤한 투란도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기념 문화행사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이탈리아 스칼라 오페라 극장의 ‘투란도트’도 체피렐리 연출판을 사용했다.
지휘자 오렌은 1975년 카라얀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1984년 푸치니 ‘토스카’로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에 데뷔한 뒤 이 축제의 단골 지휘자로 활약해 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등에서 지휘봉을 들며 현역 최고 오페라 지휘자 중 한 사람으로 군림하고 있다.
주인공 투란도트 역은 굴레기나와 올가 마슬로바, 전예진이 맡는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굴레기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160회 이상 공연해온 세계 오페라계의 톱스타로 2017년 메트에서 출연한 투란도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마슬로바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대표 투란도트로 활동해 왔다. 전예진은 이달부터 아레나 디 베로나 최초의 한국인 투란도트로 출연 중이다. 칼라프 왕자 역으로 출연하는 뮐레는 아레나 디 베로나와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등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칼라프 역 아르투로 크루스, 시녀 류 역에 스칼라 주역 소프라노 마리안젤라 시칠리아와 줄리아 마촐라 등이 출연한다.
‘투란도트’는 푸치니가 1924년 마지막 부분 일부를 끝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그의 유작 오페라로, 권력자 투란도트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타국의 왕자 칼라프가 목숨을 건 수수께끼 풀이에 성공하고 투란도트도 사랑에 눈을 뜬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초월적이고 강한 여주인공(투란도트)과 자신을 희생시키는 제2의 여주인공(류)을 대비시켰으며 서정적 선율미와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이 결합된 걸작이다. 3막 아리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는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12월 22∼31일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같은 푸치니 ‘투란도트’를 연주하는 ‘어게인 2024 투란도트’ 공연이 열린다고 이 공연 주최사인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가 밝혔다. 지휘자 호세 쿠라, 투란도트 역 소프라노 아스미크 그리고리안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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