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연적위에 그려진 中 호수… 구름속 용도 생동감 있게 조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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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광주박물관 ‘도자기…’展
도자기-그림 등 196점 선보여


2001년 보물로 지정된 ‘백자 청화소상팔경문 팔각연적(白磁 靑畵瀟湘八景文 八角硯適·사진)’의 옆면에는 중국 후난성 동정호(둥팅호)에 뜬 달이 그려져 있다. 동정호 주변 경관을 그려낸 8가지 그림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중 하나인 ‘동정추월(洞庭秋月)’이다. 도자기의 흰 면을 풍류의 공간으로 삼아 당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던 산수를 형상화한 점이 눈에 띈다. 또 연적 윗면에는 음각과 양각 기법을 모두 활용해 구름 속에서 꿈틀거리는 용을 생동감 있게 조각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이 21일부터 열고 있는 특별전 ‘도자기, 풍류를 품다’는 팔각 연적을 포함한 도자기와 그림 등 196점을 선보이고 있다. 누각과 정자에서 풍류를 즐기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도자에 시를 쓰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흥취를 더하곤 했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공간 속 도자기의 쓰임을 폭넓게 다뤘다. 광주박물관 김희정 학예연구사는 “광주·전남 지역의 정자와 옛 도자기를 보며 조선시대 풍류 문화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주의 대표 누각 희경루(喜慶樓)를 그린 ‘희경루방회도(喜慶樓榜會圖)’를 볼 수 있다. 1546년 증광시 문무과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20여 년 만인 1567년 희경루에서 만나 친목 모임을 한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2015년 보물로 지정됐다. 중층 누각에 기녀들이 연주와 무용 및 시중드는 모습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1451년(문종 1년) 광주 목사로 부임한 안철석이 지었다고 알려진 희경루는 신숙주(1417∼1475)가 “넓고 훌륭한 것이 동방에서 제일”이라고 칭송할 정도로 위용이 대단했다. 이 외에도 ‘성과 요새 무늬 병’, ‘정자를 그린 산수 무늬 병’ 등 병에 건축물을 묘사해 조선시대 누각과 정자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전시품도 볼 수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국립광주박물관#특별전#도자기#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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