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석불석탑군, 풍수-도교-천문학까지 담아낸 희귀 사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일 03시 00분


전남 화순서 국제학술대회 열려
7년前 세계유산 잠정 목록 올라
9월 우선등재목록으로 신청 계획

전남 화순군 운주사 석불석탑군 중 하나인 와형석조여래불(와불·위쪽 사진)과 칠층석탑(아래쪽 사진).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운주사 석불석탑군 중 하나인 와형석조여래불(와불·위쪽 사진)과 칠층석탑(아래쪽 사진). 화순군 제공

“다양한 형태의 석불상과 석탑, 별자리나 칠성신앙과 관련된 칠성석 등이 포함된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지난달 전남 화순군청에서 한국, 태국, 일본, 파키스탄의 학자들이 참여한 ‘2024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 세계유산 등재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일명 ‘천불천탑의 신비’로도 불리는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하는 운주사는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에 고려 승려 혜명이 무리 1000여 명과 함께 천불천탑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다.

10∼16세기 말 조성된 다양한 석불과 석탑이 산등성이 곳곳에 있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석조불감(보물 제797호), 9층 석탑(보물 796호), 원형다층석탑(보물 798호), 길이 12m의 와불 등 석불 108구와 석탑 21기다.

이 밖에 하늘의 별자리를 거대한 북두칠성 모양의 원반석으로 구현한 칠성석은 국내 유일의 별자리 거석 문화유산이다. 특히 각 칠성석의 크기와 배치가 실제 보이는 별의 겉보기 등급과 거리에 비례하도록 의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신앙 차원을 넘어 천문학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내에 불상과 불탑의 석재를 채굴했던 채석장과 석재 운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도 독특한 점. 세계유산 잠정 등록 때도 이런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학술대회에서 박경식 동국대 명예교수(사학과)는 “운주사 와불은 다른 와불과 달리 다리를 뻗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있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창의성을 갖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충분히 등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불교라는 틀 속에서 풍수, 도교, 천문학 등 다양한 문화·종교적 교류의 결정체로 매우 탁월한 가치를 가진, 세계 어느 나라 불교 사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석조 기념물의 보고”라고 설명했다. 화순군은 9월 국가유산청에 ‘운주사 석불석탑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전남#화순#국제학술대회#운주사#석불석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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