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독서대 안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담겨 있다. 조선시대 부유층의 책장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 속 책장엔 서책이 가득 꽂혀 있다. 고급 도자기와 문방구, 화분에 놓인 꽃도 진열돼 있다. 왠지 이 독서대를 사용해 책을 읽으면 옛 선비들처럼 독서에 빠져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독서대 안에 그려진 그림은 ‘책가도’. 조선 화가 장한종(張漢宗·1764~1815)의 작품이다. 온라인서점 예스24가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과 협업해 올 4월 내놓은 ‘굿즈’(기념품)로 다른 서점에선 판매하지 않는다.
최근 서점들이 다양한 업체와 협업해 차별화된 굿즈를 내놓고 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은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 캐릭터가 그려진 캠핑 가방을 3일 선보였다. 교보문고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캐릭터 ‘놀자곰’이 새겨진 텀블러와 공책을 다음 달 22일까지 판매한다. 예스24는 20, 30대 여성들이 주로 찾는 브랜드와 협업한 굿즈를 지난해부터 연달아 내놓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예스24가 한 해 평균 제작하는 굿즈는 96종, 65만 개에 달한다.
서점들이 굿즈에 투자하는 건 독자의 객단가(고객 한 명당 평균 구매액)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예스24에 따르면 굿즈를 구매한 독자의 객단가는 굿즈를 사지 않는 독자보다 약 2배 높다. 굿즈를 사려면 최소 구매 금액을 충족해야 하는데 보통 3만 원대다. 책을 1권만 사려던 독자들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 출판계 불황 속 살아남기 위한 서점들의 ‘굿즈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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