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은 고암 이응노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I. 고암, 시대를 보다: 사생(寫生)에서 추상(抽象)까지’를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기념전은 총 2부로 기획되어 고암이 문인화의 전통을 넘어 삶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30대 시절부터, ‘군상’으로 인간 탐구의 절정에 이른 말년까지의 작업을 망라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암의 1950~1960년대 미공개 작품이 대거 출품되는데, 특히 1950년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취야’ 연작 두 점이 공개된다.
미공개 작품 중에는 고암이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대전과 안양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옥중에서 그린 풍경 두 점도 포함됐다.
‘69년 3월 안양교도소에서 고암’이라고 관지를 남긴 작품은 안양교도소 뒷산인 모락산을 그린 것이다. 고암은 생전에 수감시기를 생각하며 감옥에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깥과의 단절, 그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견디기 위해서라도 그는 무언가 그리고 만들어야만 했다.
처절했던 고암의 옥중 시기 이해를 위해 가나문화재단은 소장품인 옥중 밥풀조각을 함께 전시한다.
흔히 ‘밥풀조각’이라고 부르는 옥중 조각은 밥알을 조금씩 모아서 신문이나 종이조각과 뭉개고 섞어 반죽해서 형상을 만든 것이다.
1967년부터 1969년까지 한정된 기간 만들어져 수량도 적은 편이며 재료적 특성으로 상태가 취약해 자주 공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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