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폭 병풍에 다양한 서체로 ‘壽(수)’와 ‘福(복)’이 번갈아 쓰여 있다. 빽빽이 들어선 붉고 푸른 글씨들이 화려한 느낌을 준다. 장수와 행운을 기원하며 그린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다. 조선시대 궁중 행사에 주로 쓰인 백수백복도는 조선 후기에는 일반 백성들의 회갑연에도 널리 쓰였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서울 종로구 북촌박물관의 ‘행복이 가득한 집’ 특별전은 조선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제작한 예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백수백복도를 비롯해 조선 민화와 공예품, 목가구 등 40여 점을 전시한다.
부부의 백년해로(百年偕老)를 기원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남나비’로 불린 화가 남계우(1811∼1888)의 호접도(胡蝶圖), 나비 장식의 이층롱 등이다. 조선시대 혼례 때 신랑이 신부에게 건넨 기러기 조각,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목각 모란 병풍도 볼만하다.
忠(충), 孝(효), 信(신) 등의 한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文字圖)’는 조선시대 유교 정신의 근간을 살필 수 있다. 선비 정신이 묻어나는 벼루, 상, 필통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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