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몸집이 작아 교실 앞에 앉아 있지만 구김이 전혀 없던 친구, 몸집이 큰 친구들이 짖궂게 장난쳐도 늘 웃는 얼굴로 받아주던 친구, 계란말이에 소시지 반찬을 뺏어 먹으려 달려드는 아이들을 밀어내기는커녕 반찬뚜껑을 열고 먹으라고 내밀어주던 친구.
남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애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알고 보면 남들이 못하고 안 하는 재주를 두루 갖췄고, 티를 내지 않았지만 늘 조용하게 앞서가는 친구. 마음이 따뜻해 보고만 있어도 흐뭇했던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친구.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국 가요계의 ‘작은 거인’ 김수철(67)이 딱 그런 사람이다. 그를 학창시절 알고 지냈을 이들은 대부분 그가 나중에 분야가 어떻게 됐던 ‘작은 거인’으로서 큰 족적을 남길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못다 핀 꽃 한송이〉로 이름을 알리고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1984년 가수왕이 됐다. 이어 〈정신차려〉로 화룡점정을 찍으며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지금도 〈젊은 그대〉나 〈정신차려〉는 대학축제 등에서 지정곡처럼 불리며, 노래하는 이들과 관객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국민가요다.
우정을 다룬 김수철의 몇몇 노래는 사람 관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말로만 하는’ 우정과 사랑을 꼬집는다. 여기에는 그의 기질이 반영돼 있다. 그는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경계하고 싫어한다. 따뜻하게 엮이는 인연과 그 관계 사이에서 샘솟는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물질과 돈을 따라 그 관계가 끊어지는 상황을 여러 차례 경험한다. 그런 과정이 너무 안타까워 노래로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지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정이 많은 시절로 여겨지던 1980년대에 그는 벌써 우정이 사라지고, 친구와 사람들 간 소통이 막히는 사회를 걱정한 것이다. 그만큼 그는 세상을 앞서 간 천재였다. 그에게 “당신의 깐부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만남을 수락했다. 하지만 정작 만남 장소에 그는 혼자 왔다. 배우 정준호에 이어 두 번째였다.
처음에는 ‘나홀로 깐부자랑’을 하겠다는 그가 의아했다.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정준호는 특정 친구를 깐부라고 소개하기엔 챙겨야할 절친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김수철은 그런 유형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얘기를 들으면서 이해가 됐다. 그는 살면서 떠나간 친구들을 음악으로 다시 부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우정을 후순위로 미뤄놓은 사람들에게 각성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도 했다. 데뷔 45주년 기념작이자 33년 만에 낸 앨범 이야기와 함께 그의 깐부론에 귀가 쫑긋해졌다.
● 떠난 친구들을 40여년째 찾고 찾는 중
너는 어디에(2024)
가난해도 꿈은 내 곁에 있었지 힘이 들고 지쳐서 쓰러졌어도 다시 일어나서 너에게로 달려갔었지 우리 어렸을 땐 그렇게 살았지 서로를 안아주고 다독거렸지 세상 부러움이 하나도 없이 행복했었지 그러던 어느 날 서로 남이 되어서 괴로움을 알게 되었고 우리의 흔적을 기억에서 꺼내어 너를 찾아 해매었지만 내 앞에 보이는 것은 하염없는 눈물 뿐 너는 어디에 있는 거니 떠난 지 언제인데 잊었나 그 시절로 돌아가고파 너는 나에게서 나는 너에게서 서로에게서 태어났잖아 지금은 알 수 없는 세월만 흘려 보내고 있네 너는 어디에 너는 어디에
- 타이틀 곡이 ‘너는 어디에’ 다. 이번 곡이나 예전 가사를 보면 정말 시대를 넘나든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속으로 끙끙 앓고만 있던 마음인데 대신 노래로 시원하게 한풀이 해주는 것 같다. 나도 멀어진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 수 있나?
“제가 정신적인 성숙이 덜 돼 보이잖아요. 하하. 성숙이 안 됐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우정이 저에겐 전부였어요.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20살 시절에 만난 친구 송승환, 양희은 누나, 이성미 누나하고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낼 수가 없었겠죠. 가사를 정말 ‘세상 걱정 같이 했던 친구들은 다 어디갔냐’하면서 썼어요.”
- 담담하게 불렀지만 애절하게 들린다….
“커가면서 사회도 알고, 돈도 알고, 그러면서 가는 길이 달라지는데… 그래요, 좋아요. 누구나 겪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한, 두 명은 우정을 고수할 줄 알았는데 그마저 어디 갔냐는 거죠. 지금 나는 아직도 우정을 지키고 살고 있는데, 그렇게 안 사는 주변 사람들이 외로워 보였어요. 돈 자랑을 좋다고 하는데 한계가 있죠. ‘우정이 1순위가 아니면 너한테 중요한 건 정말 뭐니?’라고 다시 묻고 있는 겁니다.”
- ‘서로 남이 되어서 괴로움을 알게 되었다’고 했는데….
“우정을 삶의 근본으로 삼고 사느냐 아니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더라고요. 남이 됐다는 건 ‘차이’가 생겼다는 거죠. 만나봐야 서로 다른 얘기하고, 금전적으로 이익을 서로 주고 받거나 필요가 없으면 만나지도 않고요. 그러니 괴로운 거죠.
돈을 많이 벌더라도 우정을 잃지 않는 친구들이 있어요. 우정을 삶의 근본으로 삼는 친구들은 변함이 없어요. 이들에게는 우정이 곧 이해심이에요. 그들은 겸손하고요, 조심하고요. 없는 사람들 앞에서 돈 자랑하지 않아요. ‘이런 근본을 알고 있던 친구, 한 두 놈이라도 찾고 싶다, 예전에 얘기를 했는데 너희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느냐’는 거죠. 그런 아쉬움을 극대화시킨 괴로움일까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의 노래와 가사에는 일관성이 있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감정의 연결이 된다. 시대 흐름을 초월한 우정의 가치가 담겨 있어서다.
1985년 내놓은 솔로 3집의 수록곡 〈생각나는 사람〉이 떠오른다. 많이 알려진 노래는 아니다. 김수철 본인이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한다. 〈너는 어디에〉에서 보고 싶은 사람은 39년 전에 노래로 찾았던 〈생각나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번 노래가 ‘시즌 2’ 성격의 곡이라고 해도 될까. 〈생각나는 사람〉에서 친구는 언젠가 돌아올 존재라고 봤다면 〈너는 어디에〉의 친구는 노력을 더 하고 재촉해야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나는 사람(1985)
생각나는 사람 조용한 사람 그리운 사람 언제쯤일까 무엇을 하고 싶다 나지막이 얘기 하던 사람 오솔길 걸으며 산과 바다와 함께 살고 싶다던 사람 눈물이 마르기 전에 떠나간 사람 눈물이 마르기 전에 떠나간 사람
- 저 나름대로 내린 해석입니다. 어떻게 들리시나요?
“와, 이런 분석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내가 작곡하고 좋아하는 노래들은 다 망했어. 하하. 어쨌든 공감해요. 〈생각나는 사람〉을 작곡가 조동진(2017년 작고)형 집에서 새벽에 나오다가 쓴 곡이거든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다 같은 맥락이에요. 노래마다 사람의 가지를 친 거죠.”
〈생각나는 사람〉에서나 〈너는 어디에〉에서 말한 ‘떠난 사람’에게는 이미 오래 전에 열 받아서 ‘경고’를 했다. 돈을 찾으니 외로워지고, 그러면 사람과 사랑이 안 보인다고.
정신 차려(1989)
모르겠네 정말 난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여기저기 거기 둘러봐도 아무런 것도 하나 없는데 왜 찾으려고 하니 왜 떠나려고 하니 자꾸 그럴수록 슬퍼져요 혼자 살아가야 하니까 말로만 그래놓고 또 또 또다시 그러면 어떻하니 자꾸 자꾸 그럴수록 사람 사람이 사랑이 안보이잖아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 출세, 돈, 권력 욕심을 지우는 나의 우정 DNA
- 노래로 한 말 또 한 거다. 이번에는 결이 다른 노래를 하고 싶지 않았나요?
“어떤 노래를 해야하는지 고민 같은 건 하지 않아요. 우정 노래를 하고, 돈을 쫒지 않는 게 내 DNA에요. 누가 돈 준다고 하면 편하게 노래할 수 있죠. 그런데 내 일이 아닌 것 같으면 거절해요.
저는. 돈으로 안 되는 게 있고, 못 사는 게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니가 잘 돼도 옆에 있고, 못 돼도 옆에 있는 게 우정인데 그게 ‘어디로 갔냐’고 말하고 싶었어요. 친구가 잘 됐는데 내 옆에 없으면 우정 아니죠. 저는 ‘출세냐, 돈이냐, 권력이 우선이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무조건 우정을 택할 겁니다.”
- 음악과 우정은 일치한다고 봐야 겠네요. 김수철 안에서는….
“음악은 내 영원한 친구죠. 할 줄 아는 게 음악 밖에 없어요. ‘딴따라’라고 반대하신 부모님 때문에 힘들었는데 친구들이 좋아하니까 음악을 계속했어요.”
다양한 히트곡에다 드라마 OST, 영화 사운드트랙, 방송 CM송, 애니메이션 주제가, 숱한 국제 행사의 음악까지 그의 손을 거친 곡들이 적잖다. 김수철 전곡의 권리를 100억 원대에 사겠다는 대단한 ‘분’도 있었다. 그런 자산에 창고에 쌓인 앨범도 몇 십장은 된다. 미 발표곡도 1000곡이라는데.
그래도 김수철은 큰 돈을 벌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상에다가 우정을 제대로 알라고 외치지만 정작 세속적인 의미에서 실속은 못 챙긴 셈이다. 그럼에도 그는 오히려 돈이 되는 빌딩은 몰라도 음악 빌딩은 많다고 자랑한다.
- 왜 그러셨을까요? “저는 애시당초 노래하는 것보다는 작곡하고 연주를 좋아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스스로 내가 노래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단지 내가 작곡을 해서 ‘필링(느낌)’은 잘 낸다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어느 날 의도하지 않게 노래가 히트가 되고 돈을 벌었는데, 다시 꿈을 꿔야 하잖아요. 번 돈으로 꿈을 찾아서 간 거죠. 그러니까 빌딩이고 뭐고 안 샀죠. 작곡이 재밌고 꿈이었죠. 그래서 돈 벌면 음악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그런데 음악 장르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영화 음악하다보면 클래식도 공부해야 하고, 국악도 연구해야하고요. 그러다 제안을 받아서 국가 행사 음악도 한 거고요.”
그는 이런 식으로 살아온 그의 삶을 우정의 실천으로 정의한다. ‘돈이 되든, 안 되든’이라는 금전적인 이익은 생각조차 안 했다고.
김수철은 “우리 같은 직업은 어디서 불러줘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나 같아도 드라마, 영화 일이 들어왔는데 하나라도 삐끗했으면 ‘김수철, 나이가 들어서 맛이 갔다’라고 소문이 퍼졌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작업을 했고, 운이 좋게 다른 일들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했다.
- 그러면 이번 노래는 우정을 제대로 실천한 건가요? “돈 안 되는 음악만 했다가 이번에 돈 되는 음악을 한 거다. 하하. 가요를 제대로 해 본 거죠. 33년 만에. 기대보다는 오랜만에 기타치고 노래하니까 재밌었어요. 작년에 동, 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한 게 잘 안 됐으면 또 무거운 클래식 음악을 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잘 돼서 대중들이 관심 가져주실 때 얼른 가요 한 번 해봐야겠다고 한 거예요.
재밌게 곡은 썼는데 다음은 모르겠어요. 대중들에게 맡겨야지. 지금도 일은 들어오면 ‘고맙습니다’라면서 해요. 계획 이런 것 없고 들어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일단 반응은 좋아요. 가사가 들린다고(웃음). 그런데 나처럼 돈 안 되는 음악을 오래 한 사람은 잘 되면 좋고, 안 돼도 ‘할 수 없구나’라고 생각해요. 안 되면 또 빨리 다른 걸로 넘어가야죠. 하하.”
● 〈젊은 그대〉들이 다시 찾는 〈젊은 그대〉되기 위한 시도
- 한창 활발하게 곡을 내던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는 세대 차이에 따른 갈등이나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 등이 적잖다. 각박해진 사회에서 노래가 예전처럼 소통 부재의 심각성을 알리는 창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성 세대들은 흙을 만지다가, 콘크리트-아스팔트 시대를 살다가 갑자기 디지털 시대를 맞이했잖아요. 급변에 힘들어했던 사람들이라고요. 그런데 현 세대들은 디지털과 호흡하면서 태어났잖아요. 장착과 옵션이 달라요. 당연히 갈등이 생기고 있죠.
그런데 사람은 어쨌든 외로운 건 마찬가지잖아요. 내가 외로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결국 친구죠. 이번 앨범에서 나무의 메시지를 주려 했어요. 조건없이 주는 참사랑 말이죠.”
-〈젊은 그대〉에서 ‘언덕을 같이 넘어 가자, 달려 가자’라고 했던 가사가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는 거죠. 뭔가 ‘계산한 것을 넘어가면 얼마의 이득이 있다’고 얘기하면 너무 이기적이고 이상하잖아요. 그것보다는 최선을 다해 한계를 넘어가면 희망과 꿈이 있다고 하는 게 좋잖아요. 그런데 넘어갔는데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면 보람이 생겨요. 나중에 한계를 넘을 수 있는 힘도요.
저는 한 사람의 인생이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받야야 한다고 봐요. 결과를 자꾸 따지니까 서로 계산을 할 수 밖에 없어요. 기다려주고 이해해줘야 하는 과정을 함께 해보자, 나무처럼 말이죠.”
그는 끊어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또 새 친구가 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육체와 정신을 가다듬었다. 한 때는 손꼽히던 두주불사였고, 골초였지만 40살에 모두 끊었다.
- 한 때 대단한 끽연가에 애주가셨지만 모두 끊었다고 들었다. 아직도 금주, 금연중 인가요?
“술은 몇 병 마시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담배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3갑씩 피웠어요. 당연히 잠도 3~4시간 정도 밖에 못 잤지. 낮에 노래하고 오후에 작곡하고, 밤에 국악 배우러 다니면서 술, 담배 다 했으니 얼마나 몸이 힘들었겠냐고요.
그런데 기타도 힘이 있어야 치고, 작곡도 앉아서 버티는 힘이 있어야 해요. 죽기 살기로 술, 담배를 끊었죠. 먼저 담배를 끊고 술도 한 달 후에 끊었죠. 허벅지 꼬집고 팔뚝 비틀고 해가면서요. 그러니까 주변에서 보니 재미가 없잖아, 연락도 안 해요. 담배하고 술을 완전히 끊으니까 친구의 80%가 사라졌어요.
양희은 누나, 송승환하고 녹음 관계자 등 몇 사람 안 남았어요. 그러니까 할 일이 없잖아? 그러니 음악을 더 열심히 하게 돼요. 그리고 술을 안 마시니까 실수를 안 해요. 술을 끊으니까 내가 실수한 것만 생각이 나요. 술을 마시면 평상시 참았던 얘기를 공격적으로 하기도 했고, 후배들을 가르치려고도 했잖아요. 이제는 듣기만 하고 비판 안 해요. 대신 격려를 하게 됐죠. 사람들의 입장을 더 이해하게도 됐죠.
요즘 후배들이 제 연주하는 것을 아직도 부러워해요. 그러면 웃으면서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럴려면 연주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져라’고 해줘요. 지금 이 나이에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게 좋아요. ”
- 들어온 일 하느라 좀 오래 팬들과 떨어져 있었다. 이제 국민 가요로, 국민 ‘작은 거인’으로 그동안 못한 세상 친구 찾기에 다시 나선만큼 신곡이 잘 떠서 많은 사람들이 불러줬으면 좋겠다. 새 우정 노래도 나오고 채비도 끝난 것처럼 보인다. 대학 축제마다 다녀서 〈젊은 그대〉를 부르면 대박일 듯 싶은데….
“불러줘야 가죠. 섭외가 한 번도 없어요.”
모두 그의 가치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말 그대로 부르면 간다.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최고의 응원곡의 원곡자를 불러주는 학교가 없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섭섭하지 않은가?
“국민 가요라고 하는데, 〈아파트〉는 아이들이 못 부르는 노래잖아요. 하하. 김수희 누나의 〈남행열차〉도 만날 수 없는데 사랑한다는 얘기라… 아이들 앞에서 조심해야 되는 노래고. 하하. 반면에 〈젊은 그대〉, 〈정신 차려〉는 모든 세대들을 넘나들고 아우르는 노래잖아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통합하고, 어려울 때 손잡고 가자는 노래죠. 김수철의 우정 노래에는 앞으로 반전은 없습니다. 그래서 김수철과 멀어질 일도 없고요.”
여러 모로 순수하고 아직 꼬마 같은 음악 청년 ‘김수철’은 모두에게 존경받을만한 ‘젊은 그대’가 되기에 여전히 충분하다. 이미 ‘젊은 그대’들에게 ‘정신 차려’라고 해본 적이 있으니, 거만하지 않게 젊은이들을 동기부여하는 음악을 또 만들테고, 그렇다면 앞으로 친구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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