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불황 속… ‘판매 보장’ 익숙한 작가들 눈에 띄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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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키아프 서울 개막
프리즈, 32개국 112갤러리 참가… 유럽 갤러리들, 한국작가 소개도
키아프, 22개국 206갤러리 참여… 클래식 콘서트 열며 컬렉터 유치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4일 개막한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VIP 프리뷰 모습. 설치나 퍼포먼스 작품으로 눈길을 끌거나 한 작가만 조명하는 단독 부스가 있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프리즈 서울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뉴스1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4일 개막한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VIP 프리뷰 모습. 설치나 퍼포먼스 작품으로 눈길을 끌거나 한 작가만 조명하는 단독 부스가 있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프리즈 서울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뉴스1

‘작품 사이즈는 더 작게, 낯선 작가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작가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VIP 프리뷰로 공개된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랬다. 최근 경기 둔화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술 시장도 얼어붙었다. 화랑가에서는 ‘컬렉터들이 프리즈 서울만 기다리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올해 3회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에는 32개국에서 112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년보다 규모가 약간 줄었다. 특히 전체 갤러리의 63%가 아시아권 갤러리이고 이 중 31개는 한국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새롭게 참가한 갤러리는 23곳인데, 아시아 밖의 갤러리 중 불경기와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급등한 운송료 때문에 참가를 포기한 곳이 다수 생겼다는 후문이다.

프리즈 서울 1회에는 국내 시장에서 보기 힘든 해외 미술사 거장이나 동시대 핫한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어 관람객이 대거 몰렸었다면, 올해는 실제 판매가 보장되는 익숙한 작가들이 좀 더 눈에 띄었다.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참여 갤러리들은 시장마다 다른 취향을 고려해 출품작을 선정한다”며 “아트페어는 결국 매출과 판매 부분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갤러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유럽 갤러리가 한국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모습도 자주 발견됐다. 올해 초 독일 갤러리 에스터시퍼와 전속 계약을 맺은 전현선의 작품은 갤러리를롱 부스에도 출품됐다. 갤러리를롱은 프랑스에서 1945년 시작해 호안 미로,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을 소개했던 역사적 화랑이다. 갤러리를롱 관계자는 “최근 우리 갤러리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물론이고 동시대 젊은 작가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파리에서 전현선의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갤러리인 알민레시도 ‘달동네 그림’으로 국내에서 인기인 정영주 작가의 회화를 출품했다. 알민레시 관계자는 “하종현, 김창열, 이우환 등 한국 작가를 오래전부터 소개하고 있었지만 정영주 작가는 최근 함께하게 됐고 11월 영국 런던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갤러리인 타데우스 로팍도 3일 이강소 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고 내년 봄 서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고 밝혔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한국화랑협회 주최의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에는 22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전시 공간을 지난해보다 약 2640m²(약 800평) 넓히고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과 부스 배치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또 5, 6일에는 클래식 콘서트인 ‘키아프 프리미어 콘서트’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하며 컬렉터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기업뿐 아니라 음악 애호가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을 키아프로 끌어들이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느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리즈 서울은 코엑스 C, D홀에서 7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 A, B홀과 그랜드볼룸, 2층 더플라츠에서 8일까지 열린다.

#미술시장#프리즈 서울#키아프 서울#서울 코엑스#글로벌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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