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매매의 악행 (1924.09.02) |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자에게 끌려 눈보라 치는 북화태로 이미 팔린 여자가 4명 아무리 먹고 입는 것에 백방으로 노력을 하는 인생이요 세상에는 죄악이 많이 행한다 하지마는, 우심(尤甚)한 것은 공공연하게 사람의 고기를 팔고 사는 악마의 계집 장사들이다. 이런 일이 비록 오늘에 새로이 생긴 일은 아니지마는 항상 현장에 팔려가는 불쌍한 여러 여성을 대할 때마다 현대 사회 제도의 결함을 절실히 느끼게 됨은 누구나 다 아는 바어니와 한 실례를 들건대, 본격을 함경남도 단천(端川)군 읍내에 두고 당시 북화태 (北樺太) 아항(호港: 편집자 주: 알렉산드라프스크)에서 소위 청부업 삼화조(請負業 三和組)라는 간판을 붙이고 한편으로는 그곳 서정(曙町)에 대복루(大福樓)라는 요리점을 두고 인육 시장(人肉市場)을 시설해 놓고 멀리 수륙 만리를 격한 고국으로부터 불쌍 한 어린 여성들을 이리저리 꾀어 사 들여다 놓고 그들의 피를 빨아 채우는 남용석(南龍錫)은, 지금으로부터 수일 전에 현금 5,000여원을 가지고 경성 시내에 들어와 북미장정 74번지 평양여관에 투숙하면서 각처로 몰려드는 뚜쟁이들과 연락을 취하여 가지고 사들인 계집이 벌써 4명이나 되는데, 그중에는 본적을 황해도 평산군 금천면에 두고 당시 구룡산에서 자기의 남편과 함께 어려운 살림을 하고 있던 신자금(申子今·20)이라 여자와 무교정에서 역시 구차한 살림을 하던 이옥순(李玉順)이라는 여자 2명은 모두 이제까지 집안 살림을 하다가 운명이 그만 뿐이든지 자기 남편과 최후로 이별을 하고 악마의 밥이 되었으며, 그 외에 2명은 대구부 달성정 233번지 김화원(金花園·19) 황해도 서흥군 서흥면 수파리 40번지 최익선(崔益善·19)이라는 두 여자인데 그들의 몸값은 최고 300원으로 최하 180원이며 팔려가는 기한은 4년 동안이라는데 그들은 멀지 아니하여 눈발이 날리고 찬 바람이 몸을 베이는 로령(露嶺) 북화태(北樺太)로 뜻 아닌 발길을 옮겨 놓을 터이며 남용석은 2주일 전에도 자기의 사무원 심주택(沈株澤)을 평양여관으로 내보내어 6명이나 사들여 갔으므로 지금 북화태에는 약 30여 명의 불쌍한 조선 여자가 악마의 밥이 되어 있는 중이며, 여관 주인 항봉찬(咸奉贊)도 여관 간판을 붙였으나 암밀(密)히 뚜쟁이 노릇을 하며 계집을 파고 사는데 구전(錢)으로 배를 채우는 모양이며, 사직동 225번지 방영자(方英子·20)라는 젊은 여자도 여학생으로 분장을 해가지고 그 집에 밤을 낮 삼아 드나들며 각처로 여자를 유인하여 들인다고 그 동리 부근 사람들은 비평이 자자한 모양인데, 아직도 앞으로 전기(前記) 남용석은 얼마나 많은 계집을 무역할는지. 그 집에는 뭇사람이 드나들며 수군거라는 모양이 매우 심상치 아니한 인신매매의 대 소굴인 모양이며 그 자는 서대문 경찰서 고등계에 호출을 받아 방금 취조를 받는 중이라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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