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오페라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59)가 다른 출연자의 앙코르 무대에 난입해 항의하고, 커튼콜에 나타나지 않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9일 세종문화회관 등에 따르면 전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오페라 ‘토스카’ 공연 3막에서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 김재형(51)은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했다. 한동안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자, 김재형은 앙코르를 선보였다.
이때 주인공 토스카 역의 소프라노 게오르규가 갑자기 무대에 등장하더니 지휘자를 향해 항의의 제스처를 연발했다. 그는 “이것은 오페라 공연이지 리사이틀(독주회)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고 외쳤다.
이후 공연은 재개됐으나 관객들은 사실상 오페라에 몰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게오르규는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 한참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관객 앞에 선 그는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자 인사도 하지 않고 퇴장했다.
스타 프리마돈나의 이 같은 행동에 관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관객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런 만행에 매우 화가 난다” “게오르규의 개입 이후 완전히 몰입도가 깨져서 공연이 기억 안 날 정도” “너무 충격적이었다. 본인이 존중을 요구하기 전에 관객을 먼저 존중해야 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게오르규는 이전에도 오페라 공연 도중 앙코르에 항의한 적 있다. 2016년 빈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토스카’를 공연할 당시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후 앙코르로 한 번 더 부르자, 게오르규는 불만을 품고 무대에 한참 나타나지 않았다.
오페라 중 앙코르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유명 아리아의 경우 아주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 공연 당시 테너 이용훈이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앙코르로 선보인 바 있다.
‘토스카’ 측에 따르면 이번 공연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으로 결정됐다.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 출연자가 등장해 항의하는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토스카’ 측은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게오르규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더 좋은 공연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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