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 기후 변화, 환경이 화두가 된 지는 이미 오래. 하지만 대부분 기후 변화, 환경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데 관심을 가질 뿐 회사의 이익보다 지구의 이익을 더 추구하는 기업은 드물다. 이 책은 돈이 아니라 ‘지구를 구하라’가 목적인 기업(파타고니아)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50년 넘게 그 철학을 구현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평범한 회사라면 작은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이렇게 매출이 비약적으로 증대됐고, 직원 수는 몇백 배로 늘었고, 선견지명과 결단으로 가득 찬 오너 가문의 영웅적 행동으로 책을 가득 채웠겠지만, 파타고니아는 ‘50년사’를 쓰면서도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라는 기업 철학을 잊지 않았다.
표지 사진이 대표적인 예. 다른 회사라면 큼지막한 창립자 얼굴이 있을 자리를 군데군데 기워진, 허름한 옷 사진으로 채웠다. 평생 수선을 보증하는 자사 제품인 ‘나노 퍼프 재킷’인데, 새 옷을 자꾸 사지 말고 수선해 입자는 것은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 중 하나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장 큰 의류 수선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간단한 수선은 판매 매장 직원들이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나아가 홈페이지에 자사 제품을 수선하는 방법을 4개 언어로 공개했다. 설립자(이본 쉬나드)가 많은 고위직 중에서 공동 저자로 회사의 철학과 역사 담당 이사였던 빈센트 스탠리를 골랐으니 더 말할 것이 무엇일까.
저자인 이본 쉬나드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월마트처럼 큰 기업부터 동네 빵집 같은 작은 회사까지 주주와 소유주, 직원, 고객, 지역사회, 자연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책임지는 ‘책임경영’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폐기물의 3분의 2는 가정이 아닌 산업계에서 발생하고, 기업은 세금과 기부금이 필요한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와 달리 어떤 형태의 활동도 자립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파타고니아 50년 노하우가 담긴 내부 자료를 책을 통해 공개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부제는 파타고니아가 그리는 책임경영 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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