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레단의 양대 산맥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대작 ‘라 바야데르’로 맞붙는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 달 간격으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
오는 27일 먼저 개막하는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은 ‘고전 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페티파의 안무를 토대로 한다. 프랑스 출신 안무가인 페티파는 1877년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을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출신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2013년 만든 버전을 공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다음 달 30일 개막한다.
김양현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사업팀장은 “시각적 측면에서 페티파의 마린스키 스타일은 정교함과 화려함을, 그리고로비치의 볼쇼이 스타일은 민족적 색채, 웅장함을 추구한다”며 “페티파 버전에선 길이 2m 넘는 화려한 코끼리가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출연진만 120∼150명에 달하는 대규모 작품인 만큼 각각 막강한 출연진을 내세웠다. 국립발레단 공연에는 ‘동양인 최초’ 타이틀을 딴 두 무용수가 호흡을 맞춘다. 동양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수석무용수)에 등극한 박세은, 동양인으로는 처음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2009년 ‘백조의 호수’ 이후 15년 만에 파트너로 만나는 것.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에는 요즘 가장 ‘핫한’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내년 김기민의 뒤를 이어 마린스키 발레단의 두 번째 한국인 단원이 되는 ‘차세대 스타’ 전민철, 지난해 ‘무용계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거머쥔 강미선 수석무용수가 주인공 역을 맡는다.
두 공연의 차이는 결말에서 두드러진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 사랑 이야기다. 힌두 사원의 무희 니키야와 전사 솔로르, 니키야를 짝사랑하는 최고 승려 브라만, 솔로르의 약혼녀인 감자티 공주가 등장한다.
국립발레단 공연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해 솔로르가 회한 가득한 독백을 하며 끝나고,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은 망령의 세계에서 니키야와 솔로르가 ‘스카프 춤’을 추며 마무리된다. 한지영 발레평론가는 “스카프는 두 사람이 영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상징하는 도구”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