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도의 ‘극과 극’ 두 가지 얼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8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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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인도/아쇼카 모디 지음·최준영 옮김/632쪽·3만2000원·생각의힘

‘넥스트 차이나 vs 빈곤율 60%’.

오늘날 인도의 모순된 두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샨터누 너라연 어도비 CEO 등 인도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주름잡는 핵심 인재의 바다다. 인도 공과대를 졸업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116개의 유니콘 기업이 활약하며 한때 중국 경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인도의 또 다른 면은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14억 인구의 빈곤율이 60%에 이르는 가운데 10억 명의 생산연령인구 중 3억3000만 명이 구직 활동조차 포기했다. 첨단 이미지와는 달리 인도 경제활동인구의 46%는 여전히 농업에 종사한다.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인도 출신인 저자는 신간에서 인도 경제가 표류하는 이유를 정치 부패와 도덕의 실패에서 찾고 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시크교 등이 신봉되는 인도에서 정치인들이 힌두 민족주의를 이용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02년 구자라트주 주지사로 재직할 당시 힌두교도들의 무슬림 학살 및 강간을 묵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인도에는 공동의 발전을 중시하는 공공 윤리가 부재하다고 말한다. 공공 윤리의 부재는 사회 규범 준수나 정치적 책임 의식의 약화를 초래했다는 것. 공익보다 표를 우선시하는 정치 포퓰리즘이 고개를 들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는 지적 아닐까.

#두 개의 인도#아쇼카 모디#인도#인도 경제#빈곤율#힌두 민족주의#정치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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