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포 만화계 거장 이토 준지(61)가 한국에서 몰입형 체험 전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를 개최한다. 27일 서울 마포구 덕스(DUEX)에서 만난 그는 공포를 그려내는 비법은 ‘현실성’이 핵심이라고 했다.
“현실에 없는 걸 그리지만 정말 있는 것처럼 리얼하게 그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며 그는 “현실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하고 무서운 설정을 한 다음 수수께끼처럼 처음에 보여준다”며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나가지만 수수께끼는 해결이 안 된 채로 두는 것이 공포만화를 그리는 비결”이라고 했다.
데뷔작인 ‘토미에 시리즈’의 탄생 배경과 관련 “공포만화는 일본에서 처음 우메즈 카즈오 선생님이 순정만화에서 시작했다”면서 “나도 순정만화 잡지에서 연재를 시작했기에 미소녀가 등장한다. 토미에는 두 가지(아름다움과 징그러움)를 모두 다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토 준지는 1986년에 제1회 할로윈 우메즈 카즈오상에 미녀이자 악녀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공포만화 ‘토미에’를 투고해 1987년에 가작으로 당선돼 만화가로 데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토 준지 걸작집, 이토 준지 공포 만화 컬렉션 등 만화책으로 출판된 바 있다.
이토 준지는 “일상생활에 많이 포함된 것을 봤을 때 마음에 드는 소재를 채택한다”며 “그 상황에 대해 비틀어보거나 반대로 생각해 본다”고 했다. 이어 “장르가 SF로 될 수도 있는데 최대한 공포 쪽으로 끌고 간다”고 덧붙였다.
공포를 리얼하게 그려내지만 그는 죽음과 죽음을 부르는 모든 것을 무서워한다고 했다. “죽음을 연상시키지 않았는데도 죽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며 “내가 아닌 것 같은 공포라든지 갑자기 변신한다든지 하는 기괴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공포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말을 전했다.
“어릴 적에 봤던 공포 만화들에서 재밌다고 느꼈던 두근거림이 아직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며 “자신을 동기부여시키는 어릴 적 이야기나 무서운 느낌 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화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 등 다른 예술에도 집중하면서 자기만의 새로운 공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