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2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머폰 클래식 음악상(이하 그라머폰상) 시상식에서 피아노 부문상과 젊은 예술가상 등 두개 부분을 수상했다. 한국 피아니스트가 그라머폰 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며 한국인이 그라머폰상 두 개 부분을 동시 수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라머폰상은 영국 클래식 음반 전문지 그라머폰이 1977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으며 클래식 음반상 중 세계 최고 권위의 음반상으로 꼽힌다. 현재 피아노, 피아노 외 기악, 관현악, 오페라 등 11개 부문을 시상한다.
피아노 부분 최종 후보에 오른 3개 음반 중 임윤찬은 쇼팽 연습곡집 음반으로 상을 받았으며 이외 임윤찬이 연주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집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라머폰상에서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두 개 음반을 최종 후보에 올린 것 역시 임윤찬이 처음이다. 쇼팽 연습곡집은 초절기교 연습곡집을 한 표 차로 앞서 이 부문은 상위 두 앨범이 임윤찬에게 돌아갔다. 최종 후보에 오른 다른 한 장은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가 연주한 버르토크, 야나체크, 시마노프스키 피아노 작품집이다.
역대 그라머폰상 수상자 중 한국인으로는 1990년 정경화가 레스피기 등의 바이올린 소나타 음반으로 실내악 부문상을 수상했으며 1993년 장영주(사라 장)가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1994년 정경화가 버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으로 협주곡 부문상을 받아 두 번째 그라머폰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장한나가 프로코피예프의 합주협주곡 음반으로 협주곡 부문상을 받은 바 있다.
2일 시상식에서 임윤찬은 리스트의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큰 갈채를 받았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피아노 부문상 심사평에서 평론가 롭 코원은 “임윤찬은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연주자이지만 폴리니의 기교, 코르토의 말하는 듯한 톤 등 선배들이 가진 최고의 특징들을 갖추고 있다. 이 곡의 다른 녹음이 더 많은 것을 줄 수는 없다”고 극찬했다. ‘젊은 예술가상’ 심사평에서 평론가 팀 패리는 “임윤찬은 테크닉 뿐 아니라 상상력과 풍부한 터치, 그것을 표현할 완벽한 수단을 갖춘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시상식 후 임윤찬은 “부모님의 말투부터 내가 눈으로 보고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이 내 음악에 녹아있다. 나와 내 음악은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감사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그라머폰상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상은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연주한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이 받았다. 이 앨범은 그라머폰상 기악부문 상도 받았다. 임윤찬은 12월 17~22일 다섯 차례 열리는 파보 예르비 지휘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