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새치기를 할 때도, 억울하게 오해를 당했을 때도, 우산이 바뀌었을 때도, 머뭇머뭇 대다가 항상 말할 때를 놓쳐버리는 부끄러움 많은 아이. 말할까 말까,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는 동안 하릴없이 머리만 긁적긁적 할 뿐,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답답함만 쌓여간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머리만 긁적대며 본의 아니게 꿀 먹은 벙어리로 살아가던 아이. 어느 날 간질간질하던 머리 위에서 불쑥 두 개의 뿔이 솟아 오르더니, 지붕을 뚫고 구름을 뚫고 하늘 끝까지 자란다. 신기한 뿔에 온갖 새들과 구름이 모여든다. 점점 더 무거워지는 머리. 도저히 참지 못하고 용기 내 소리친다. “다들 비켜 줄래? 너무 무거워!”
놀랍게도 그렇게 소리치고 나자, 머리 위를 무겁게 내리누르던 새들이며 구름이 놀라 모두 사라진다. 머리를 간지럽히던 뿔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마음에 있던 말을 또박또박 전달한다는 것이 이렇게 후련하고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배운다. 처음이 어려웠을 뿐, 한 번 입을 뗀 아이는 그제야 하고 싶었던 말을 시작한다. 꾹꾹 누른 마음이 머리 위 뿔처럼 자라난다는 상상을 통해 수줍음 많은 아이들을 응원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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