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작품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늘면서 한강 작가가 직접 책을 낭독한 8년 전 영상이 화제다.
유튜브 채널 ‘KBS 인물사전’에는 지난 11일 김창완이 한강과 진행한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인터뷰는 2016년 5월 방영된 KBS ‘TV, 책을 보다-2016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을 만나다’의 내용이며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의 책을 한강과 진행자 김창완이 번갈아 낭독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김창완은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의 남편 시점에서 서술되는 대목을 읽었다.
나지막이 글을 읽던 그는 영혜가 친정 식구들과 식사하는 장면에서 식구들이 채식하는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반찬을 먹이려 드는 장면에 닿자 더 이상 못 읽겠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고기를 딸 입에 쑤셔 넣고 뭐 하는 거냐. 아무리 소설가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느냐”며 너무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 장면이 끔찍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 개의 장에 이뤄진 소설에서 각자 화자의 관점에서 다시 나올 만큼 중요한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완이 계속해서 뒷내용을 읽지 못하자 한강은 웃으며 “괴롭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한강은 이와 관련해 “폭력적인 장면에 민감한 편이다. 아우슈비츠를 다룬 영화를 보면 토하거나 며칠 아프기도 한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 사람(영혜)이 왜 폭력을 견디기 어려운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 말할 수 밖에 없기에” 그렇게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1년 전의 작품인 만큼 작품 밖으로 이미 많이 걸어 나왔다” “타인이 쓴 소설처럼 친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두 분 나레이션과 대화가 몰입도를 극치로 올릴 정도로 훌륭하다” “채식주의자를 읽었을 때 느낀 그 깊은 불편함에 대해 작가의 목소리로 직접 들으니,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었지만 이제껏 떠오르는 물음표가 해소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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