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4)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발표하는 첫 작품은 ‘겨울 3부작’의 마지막 경장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 초에는 신작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문학동네 관계자는 “(한강 작가가) 차기작으로 ‘겨울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쓰고 있다”며 “11월 첫째주에는 작품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그 무렵 원고가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강은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혹은 11월 첫째 주까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마치고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낭독할 연설문을 쓰기 시작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강의 최근작은 2021년 발표한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한강이 발표할 이번 신작은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작별’과 함께 ‘겨울 3부작’ 혹은 ‘눈 3부작’으로 불릴 전망이다. 이번 작품이 공개되면 두 편의 단편과 이어지는 연작소설 형태가 완성된다.
앞선 두 단편에는 겨울의 차가움과 적막, 흰 눈의 이미지가 공통적으로 담겼다.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은 잡지사 내 노동쟁의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이다. ‘작별’은 어느 겨울 벤치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눈사람이 돼버린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적 트라우마와 개인의 상처 등을 주로 다뤄왔던 최근작과 달리 차기작은 밝고 짧은 분량의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그동안) 밝은 작품을 쓰고 싶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고 짧은 작품이라고 하셨다”며 “편집자들도 어떤 작품이 될지 무척 궁금해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도 “앞으로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물론 써지는 대로 쓰겠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초고를 마무리한 뒤에도 교정 작업과 표지 디자인, 마케팅 과정 등을 거친다. 출판사 측은 “초고가 들어온 이후로도 최종 원고가 나오기까지 여러 작업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출간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내년 초에는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이 60~70대에 수상한 데 반해 한강 작가는 작가로서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50대 초반에 수상한만큼 이후 발표할 차기작과 작품 활동에도 그만큼 관심이 쏠린다.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시간을 갖고 계속 글을 쓰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은 15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메일 구독 형식의 무크지 ‘보풀 사전’을 통해 917자 분량의 짧은 산문인 ‘깃털’을 선보였다. 노벨문학상 수상 뒤 공개한 첫 글이다.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담은 글로, 할머니의 흰머리, 깃털, 웃는 얼굴, 전구 빛 등을 ‘흰’ 이미지로 연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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